"경쟁력 없는 사업 정리"…카카오, '선택과 집중' 본격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검색 CIC 체제 변경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잇단 서비스 종료·직원 일부 권고사직
1분기 말, 계열사 수 142개→167개…SM 인수 영향
2023-06-05 13:24:29 2023-06-05 16:52:5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 효율화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카카오(035720)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가 남긴 말인데요. 실제로 카카오는 이 때를 기점으로 사업의 선택과 집중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본체에서는 포털 '다음' 사업부문을 사내독립기업(CIC)로 분리했습니다. 카카오 측은 "신속하고 독자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는데요.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검색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로비 전경. (사진=카카오)
 
계열사 중에서는 적자 규모가 확대된 집단에 우선적으로 메스를 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B2B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4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도보다 적자폭이 500억원 가량 확대됐는데요.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 중이던 추가 투자 유치에도 실패했습니다. 
 
이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클라우드와 검색 등 양대 핵심 사업을 담당할 2개의 사내독립기업(CIC)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비핵심 사업인 물류·메시징 플랫폼 등은 시너지가 나는 CIC 쪽으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인데요. 이 과정에서 백상엽 대표가 물러나고 이경진 클라우드 부문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되기도 했습니다.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비용효율화와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코리아를 청산하고 카카오TV 유료콘텐츠 제작 중단, 카카오페이지 '채팅소설' 서비스 종료 등을 잇따라 단행했는데요.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 필요성이 발생하면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는 권고사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하이브와의 치열한 '쩐의 전쟁' 끝에 SM엔터테인먼트를 품에 안은 후 사업의 중심 축을 스토리 부문에서 뮤직 부문으로 이동시키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음에도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적자의 원인으로 타파스엔터를 비롯한 해외 스토리 부문 사업이 지목되면서 막대한 투자에도 성과가 명확하지 않은 웹툰·웹소설 대신 현금 창출능력이 확실한 음원 유통 사업 등에 우선 주력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1분기 말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167개로 작년 말의 142개보다 25개사가 늘었는데요. 지난해 4월 경영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계열사를 30곳 이상 줄여 국내 계열사 수를 100곳 이하로 줄이겠다"고 공언한 것과 반대로 가는 행보입니다. 지난 분기의 계열사 증가는 30개에 이르는 SM엔터의 종속기업들이 모두 편입됐기 때문입니다. 1분기 중 카카오 계열사에서 제외된 법인은 5곳인데요. 이 중 라인웍스는 카카오헬스케어와, 마젠타웍스는 엑슨투와 합병이 됐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사운디스트엔터와 레전더리스는 지분 매각으로 지배력을 잃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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