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대장동 ‘50억 클럽’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측근인 양재식 변호사를 소환할 예정입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에 초점을 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50억 클럽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들과 소환 일정을 최종 조율하고 있습니다.
'200억 요구' 여부 쟁점
검찰은 박 전 특검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환 조사에서는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일당들에게 200억원 상당의 대가를 요구했는 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약정 외에도 대장동 일당에게서 박 전 특검 쪽으로 지급된 경제적 이익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 지 등 사안 실체에 어느 정도 다가가는 중"이라며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어떤 불법적 대가를 받았는 지가 사안의 실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11월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부동산 대출(PF)을 청탁하는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땅과 상가 등을 받기로 한 혐의가 있습니다.
당시 우리은행은 대장동 일당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려다 불발됐습니다. 대신 PF 대출에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그 덕에 성남의뜰은 대장동 민간 사업자 선정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는데, 검찰은 당시 이사회 의장이던 박 전 특검이 힘을 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17년 8월7일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명간 양재식 변호사 소환
검찰은 박 전 특검에 앞서 양 변호사를 먼저 소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날짜는 오는 9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범인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의 최측근으로, 특검보로 있던 2014년 대장동 일당과 실무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토지 수용 절차 등의 도움을 주고 거액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대장동 일당은 그의 영입이 '신의 한수'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양 변호사는 지난 2015년 박 전 특검과 함께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를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김만배씨의 공범으로 기소된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이성문 전 화천대유 공동대표 등이 보유한 25억원 상당의 재산을 동결했습니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부동산과 예금 채권 등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해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습니다.
'대장동 50억 클럽'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3월30일 박영수 전 특검의 특검보로 일했던 양재식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양 변호사가 검찰 수사관과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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