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문재인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영주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서울 영등포구갑)이 현재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정부와 노조의 관계에 우려를 표하면서 정부가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가 공권력 앞세운 것은 잘못…대화로 문제 풀어야"
김 부의장은 8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안과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등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정국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현 상황의 1차적인 원인이 정부에 있으므로 먼저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권 심판을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는 등 노정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전남 광양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포운 노동자들의 농성장에서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이 경찰에 강경 진압을 당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이를 두고 김 부의장은 "한국노총 금속노련이 대화로 문제를 풀어보고자 노력했는데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간부를 진압한 행동은 잘못됐다"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일단 대화로 문제를 풀려고 해야지 공권력을 앞세우면 안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현재 노정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가 먼저 대화에 나서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은 김 부의장이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윤 대통령 노동 개혁 동력 떨어져…"한국노총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유일하게 노동계를 대변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왔던 한국노총이 불참하게 되면서 경사노위는 사실상 식물위원회로 전락하게 됐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999년부터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국노총이 노동계의 유일한 대화 창구 역할을 해 왔는데 이마저 끊어져 버린 것입니다. 이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했던 노동 개혁의 동력도 떨어지게 됐습니다.
1998년 1월 노사정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경사노위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극복과 노사 관계 개혁을 위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요청해 만들어졌습니다.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 시절 몇 차례 탈퇴와 복귀를 반복했지만 2018년 11월 경사노위로 재편된 뒤에는 꾸준히 대화에 참여해 왔습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 부의장은 "정부가 한국노총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여러 정책을 펼친 데서 갈등이 시작됐다"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합의점을 찾고자 만들어진 경사노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현재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근로시간 개편안 등의 쟁점 사항에 대해 경사노위에서 함께 논의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정부가 한국노총에 대화를 꾸준히 시도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같이 모색하는 게 좋을 거 같다"면서 "노사 분규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와 노조가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현재 노정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가 먼저 대화에 나서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은 김 부의장이 지난해 6월 국회 소통관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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