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한국노총이 7년 5개월 만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하겠다 밝히면서 노정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습니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7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대정부 투쟁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동명 "윤석열정부의 노동 탄압, 혐오 누적된 결과"
김동명 위원장은 8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전남 광양에서 유혈사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노동에 대한 탄압, 혐오, 반노동 정책들이 지속해서 누적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윤 정부가 노동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가 정권 내내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습니다.
그는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윤석열 정권 내내 될 수도 있고, 이것은 정권의 태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파트너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우선이고, 존중은 노동이 만들어 내는 가치에 대한 탄압이 아닌 가치를 만들어 내는 노동자의 삶을 보장하고 걱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한 사퇴 촉구도 이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오랫동안 근무했고, 그전에 여러 좋은 일을 했기 때문에 우호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현재 입장만 보면 이번 사태도 그렇고, 노동부가 합의 이행을 잘 할 수 있도록 중재해야 하는데 모른 척 눈감고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이 돼 한국노총을 공격했다"며 "노동자들을 나쁘게 만드는 입법, 과거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논리로 폄하하는 이런 태도로 봤을 때 당연히 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류기섭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고공농성에 나선 지 하루만에 유혈 진압을 하는 이런 상황들을 봤을 때 과연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느냐 이런 부분에 있어 굉장히 의문이 있었다"며 "그래서 이제는 대화의 파트너도 아니고 하나의 굴복시켜야 할 대상이 아닌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현장에서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서 묻자 류 사무총장은 "경사노위 위원장의 교체 이런 부분은 하위 변수고, 대화의 조건"이라며 "정부의 개혁 의지가 노동자들만 변화시켜서 가능한가 아니면 불법적인 부분들도 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류 사무총장은 "현재 입장 변화가 전혀 없고, 사실은 탈퇴로 가는 수순"이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고 1년 동안 굉장히 인내하고 참아왔지만 한국노총에 대한 대회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던 부분, 그리고 유혈사태로 진행되는 과정을 보며 참담했다"며 "노동에 대한 문제나 경제에 대한 경제 주체라고 얘기하면서 인정하지 않는 부분들이 과연 사회적 대화로서의 대상으로 인정했냐는 부분에 굉장히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노총과의 연대의지에 대해선 양측 다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정권에 관계된 사람들, 우호적인 사람들한테 듣는 이야기가 민주노총하고 연대하면 안 된다, 민주노총하고는 각을 세워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며 "역으로 뒤집어 보면 연대하는 것을 꺼려한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러면 당연히 저희는 뭐(연대 한다)" 라고 밝혔습니다.
류 사무총장 역시 "힘들 때 같이 하는 사람이나 단체가 진정한 친구라고 배웠다"며 "연대할 조직이 민주노총이 아니더라도 한국노총의 운동 방향과 투쟁에 동의하고 이런 부분을 같이 할 수 있다고 그러면 민주노총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세력과도 연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지난 29일부터 광양제철소 앞에 설치된 철제구조물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습니다. 이어 31일 경찰이 사다리차를 동원해 진압하던 중 김 사무처장은 경찰봉에 머리를 맞아 유혈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김 사무처장은 지난 2일 구속됐습니다.
이에 한국노총은 7일 전남 광양 지역지부 회의실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경사노위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 등 대표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직속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대화 참여 중단 및 정권 심판 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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