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귀국에 전운 감도는 민주당
24일 귀국 후 휴식 예정…대학 강연·북콘서트 '숨고르기'
'당 흔들기' 비판 의식한 듯…내년 총선 '구심점' 가능성도
2023-06-25 06:00:00 2023-06-25 06:00:00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김대중 기념 연례 강좌 초청 연사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년에 걸친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민주당이 사법리스크와 계파 갈등에 휩싸인 상황에서 국내로 돌아온 건데요. 이에 이 전 대표가 당이 겪는 악재를 딛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다음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낙연 당분간 '숨고르기'…이재명 체제 예의주시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미국으로 떠나 조지워싱턴대에서 방문연구원을 지낸 이 전 대표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당장 정계 행보에 나서기보다는 ‘숨 고르기’를 하며 향방을 모색할 전망입니다. 그는 당분간 공개 활동 없이 휴식을 취하고 대학 강연 위주로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최근 발간한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 북콘서트를 개최해 전국을 순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이 전 대표의 ‘로키(low key)’ 구상은 이 전 대표의 정치 활동이 자칫 당과 이 대표를 흔드는 모습으로 비칠까 우려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최근 민주당은 사법리스크와 이재명 대표 거취를 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지속하는 상황입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 사태 등을 거치며 위기에 봉착한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 대표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표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사퇴 압박에 직면했습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방탄 논란’이 심화하면서 이런 요구도 거세지는 양상입니다. 이 대표는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사받고 있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로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져 부결된 바 있죠. 이에 이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총선 앞두고 역할론 솔솔…파괴력은 '미지수'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도 당을 혼란에 빠뜨리는 지점으로 꼽힙니다.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출범한 혁신기구가 ‘공천 룰’에 손을 대겠다고 발표하면서 신경전은 한층 불이 붙는 양상입니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은 지난 20일 첫 회의에서 “정당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체계를 혁파하고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공천 시스템 개편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비명계는 비명계를 겨냥한 ‘총선 물갈이’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비명계 우려가 ‘기우’라고 일축하고 있죠. 조응천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느닷없이 공천을 얘기하고 현역의원을 기득권이라고 한다. 기득권 타파, 대의원제 폐지 이런 쪽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라며 “혁신위의 본령은 이재명 체제의 민주당 1년을 평가하는 건데, 이게 제대로 굴러가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김영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민주당이 승리한 역사는 공천 시스템을 잘 적용해서 모두가 수용하는 룰을 했을 때”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이런 당내 상황을 의식해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이낙연 역할론’이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체제’로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당 안팎에서 고조되면 이 대표가 그 대안으로서 구심점이 될 여지가 있는 겁니다. 이 대표 역시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의 생존과 국민의 생활을 위해 제가 할 바를 하겠다”며 정치 활동 재개를 시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호남을 비롯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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