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탄소중립 체제를 준비 중인 해운업계의 올해 상반기 친환경 선박 발주 관련 메탄올 추진선이 급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 상반기 전세계 메탄올 추진선 수주량이 42척으로 총 34%의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2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장 전문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조선사들은 올해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총 156척의 대체연료 추진선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메탄올 추진선은 42척이 발주됐습니다. 대체연료 추진선 수주량에서 34%를 차지하는 수준입니다. 대체연료 추진선이란 친환경 에너지를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뜻 합니다. 메탄올과 암모니아, 수소 등이 포함됩니다. 이 중 암모니아와 수소는 연구개발(R&D)이 진행되고 있고, 실제로 상용화 단계를 거치고 있는 건 메탄올 뿐입니다.
따라서 집계된 나머지 선박 114척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으로 기록됐다는 분석입니다. 업계는 현재 LNG가 향후 최적의 대체연료가 확정되기 전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메탄올은 기존 벙크C유 대비 황산화물(SOx) 99%, 질소산화물(NOx)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LNG 다음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LNG선은 연료로 쓰는 LNG를 163도 이하의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화물창이 필요한 반면, 메탄올은 상온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이러한 설비가 필요 없다는 장점도 가졌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이 지난 2021년 인도한 메탄올 추진 PC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오는 2050년까지 국제해사기구(IMO)의 전세계 해양산업 탈탄소화 작업으로 인해 글로벌 선사들은 당초 LNG추진선 개발 대신 장기적인 경영전략 차원에서 메탄올 추진선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일례로 선복량 세계 2위인 덴마크 컨테이너선사 머스크는 메탄올 추진선 발주량을 늘리며 업계를 앞장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벌크선사들도 메탄올 추진선을 주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향후 메탄올 추진선 발주량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조선 '빅3(
HD한국조선해양(009540)·
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042660)'이 수혜를 입을 관측입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메탄올 추진선은 머스크가 시장을 주도하고, 다른 해운사들도 발주에 가세해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도 "조선사들이 받을 수 있는 수주량이 한정적이라 제한적인 수주가 될 수 있지만, 암모니아와 수소 연료가 개발되기 전까지 지속적인 수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HD한국조선은 머스크의 초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포함 현재 발주된 100여척의 메탄올 추진선 가운데 절반을 넘는 물량을 수주한 만큼 메탄올 추진선 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업계에선 지금까지 빠르게 올라간 발주 속도가 점차 줄어들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아직 최적의 대체연료가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메탄올 추진선만 주문할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여러 선사들은 현재 조선업계에서 개발하고 있는 수소와 암모니아 등 다른 연료 추진선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머스크가 HD한국조선해양에 발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렌더링 모습. (시진=머스크)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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