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한강 금주, 개 식용 금지, TBS 추경 등 관심을 모으던 현안들이 줄줄이 서울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습니다.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김지향 국민의힘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고양이 식용금지에 관한 조례안’을 심사 보류했습니다.
조례가 통과되면 서울시는 개고기 취급 업체에 위생단속을 통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개 식용 금지 관련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서울에 있는 개고기 취급 업소는 모두 229곳에 달합니다. 영등포, 은평, 강동·관악·구로·동대문구 등에 집중돼 있습니다.
시의회는 여전히 육견협회의 반발이 상당한 상황에서 식용 금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아직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전국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칠성개시장 완전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 금주, 아직 사회적 합의 필요
시의회 보건복지위는 한강공원을 포함한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제한토록 하는 ‘건강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도 심사 보류했습니다.
이 조례안은 한강공원과 하천, 대중교통시설, 유치원, 어린이집 등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골자로 구역 내 음주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합니다.
지난 2021년 4월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 손정민씨 사건 이후 한강공원에서 음주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한강 고유의 ‘치맥’ 문화를 규제하는 건 과하다는 내용의 반대 의견이 상당해 시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고 시의회는 봤습니다.
반포한강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민. (사진=뉴시스)
TBS, 국힘 반대 부딪혀 추경 무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서울시가 제출한 73억원 규모의 TBS 추경예산안을 부결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정성과 공영성을 확보하기에 TBS가 제출한 혁신안이 미흡하다며 전원 반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3명은 당장 TBS가 직면한 재정난 타개를 위해 추경안 찬성 입장을 나타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표결 전 퇴장했습니다.
TBS는 5년 내 정원 20% 감축을 비롯해 물의 방송인 출연 금지 등을 담은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추경 불발로 TBS는 인건비, 운영비, 제작비에 대한 재정난이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올해 TBS 출연금을 232억원 책정해 작년보다 88억원 감액했습니다. 상업광과 허가 심의 장기화 등으로 하반기에 방송기능 중단까지 우려됩니다.
당장 시의회에서 지난해 11월 TBS 지원 조례 페지안을 통과시켜 내년부터는 서울시로부터 출연금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TBS에 독립 경영이나 민영화를 포함한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하며, 지원 조례 부활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전국언론노조 TBS지부가 지난해 11월15일 TBS 지원 조례 폐지안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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