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투자 ‘무색’…포스코 광양제철소, 대기오염물질 배출 4년 연속 1위
유해물질 환경설비 투자 전 수준으로 회귀…1급 발암물질 황산화물 배출 급증
광양·포항제철소 3년 연속 1·2위 ‘불명예’…현대제철, 12위서 3위로 9계단 수직상승
2023-06-30 06:00:00 2023-07-01 14:44:01
[뉴스토마토 유연석·배덕훈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지난해 2만톤이 넘는 유해물질을 대기에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포스코는 2017년부터 환경설비에만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투자 이전 수준으로 늘어나 그동안의 노력이 무색해졌습니다.
 
환경부가 29일 발표한 ‘2022년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지난해 총 2만824톤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굴뚝자동측정기기(TMS)가 설치된 전국 887개 사업장 중 가장 많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입니다. TMS를 통해 측정되는 대기오염물질은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불화수소,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등 7종입니다.
 
2022년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상위 10개 기업. (자료=환경부)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2019년부터 대기오염물질 최다 배출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2019년 1만9420톤, 2020년 1만9095톤, 2021년 1만6121톤을 내뿜으며 1위였는데, 2022년에도 가장 많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2021년보다 4700여톤 증가해 2만톤 넘게 배출한 점이 눈에 띕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TMS 측정 결과가 기록된 2015년 이래 배출 총량이 매년 감소 추세였고, 2017년부터는 2만톤 미만이었는데 지난해는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TMS로 측정되는 7종의 대기오염물질 중 황산화물의 배출량이 유독 증가했습니다. 1만1605톤으로 2021년(7694톤)보다 3900여톤 늘어났습니다. 황산화물은 질소산화물과 함께 대표적인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로 지목됩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포스코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대기오염물질 저감 등을 위한 환경개선 비용으로 1조4900억원을 투자했고, 앞으로 2024년까지 1조7800억원 규모의 환경설비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그럼에고 결과는 초라하기만 합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줄기는커녕 투자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입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다음으로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내뿜은 사업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입니다. 배출 총량은 1만4278톤입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것은 연속 3년째입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역시 2021년 집계결과인 1만306톤보다 3970여톤이 늘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여파로 대규모 침수 피해를 입어 전 공정 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음에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2019~2022년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상위 10개 기업 순위. (자료=환경부)
 
지난해 포스코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초과해 수차례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광양제철소는 지난 2022년 세 차례 대기오염물질 허가배출 기준을 초과해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개선 명령을 받았습니다. 포항제철소도 같은 해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세 차례의 개선 명령을 받았고, 지난 2월에는 법원으로부터 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200만원도 부과받았습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 이어 지난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상위 사업장은 △현대제철 △쌍용씨앤이 동해공장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성신양회 단양공장 △한국남부발전 하동빛드림본부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한국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 등입니다.  
 
특히 현대제철은 직전년도인 2021년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12위였는데 이번에는 3위로 9계단 급상승했습니다. 이 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5378톤에서 1만412톤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포스코 등 대형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발생은 그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노동자와 지역민의 생명권, 건강권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라며 “환경부는 각 사업장에 대한 보다 철저한 감시 및 관리 감독을 실시하고, 각 사업장은 실효성 있는 오염물질 배출량 감축으로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포스코 측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늘어난 것은 TMS 추가 설치로 인한 영향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양제철소는 56개(21)에서 134개(22)로, 포항제철소는 49개에서 111개로 TMS 설치 숫자가 배 이상 늘어나 배출량이 늘어난 것처럼 측정된 것"이라며 "설치된 TMS 1개당 배출량은 2021년보다 감소했고, 앞으로도 매년 지속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연석·배덕훈 기자 ccb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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