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앞두고 우울한 내수…민간 소비 둔화
여행·교통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 증가율 하락세
5월 인천공항 국제선 출국자, 1년 전보다 4.7배↑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 3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
2023-07-03 17:46:00 2023-07-03 21:07:32
 
 
[뉴스토마토 정해훈·김유진 기자] 1년 중 최대 여행 성수기인 휴가철이 다가온 가운데 일부 소비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내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여행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 있지만, 해외 관광으로 몰려 국내 관련 산업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3년 5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여행·교통 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조123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97억원(40.3%) 증가했습니다. 여행·교통 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1월 106.4%에서 2월에는 137.7%까지 올랐지만, 3월 93.5%, 4월 42.8%, 5월 40.3%로 하락세입니다.
 
국내외 여행에 대한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올해 국제선 이용자는 1년 전보다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인천공항 국제선 출국자는 218만5193명으로 지난해 5월 46만3888명보다 4.7배 증가했습니다.
 
지난 5월 자동차·자동차용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3072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95억원(20.6%) 줄었습니다. 감소율로는 역대 최대 수치입니다. 자동차와 자동차용품 중 자동차 온라인 판매가 줄어든 것이 감소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입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3년 5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여행·교통 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조123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97억원(40.3%) 증가했습니다. 자료는 여행·교통 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내 숙박업과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생산도 올해 들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통계청의 '2023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4.5% 줄었습니다. 
 
월별 생산지수 증감률을 보면 2월 8.0%로 증가한 이후 3월 -3.5%, 4월 -1.6%, 5월 4.5%로 3개월째 감소하고 있습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숙박·음식점업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정상화되면서 많이 회복됐기 때문에 상승하는 폭이 줄어든 면도 있고 최근에는 국내인들의 해외여행도 증가하는 측면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음식점업과 숙박업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중 절반 이상은 올해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들 중 63.4%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고 답변했습니다. 63.8%는 '순익이 감소했다'고 답변했습니다.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은 50.8%로 증가할 것이란 응답 49.2%보다 높았습니다.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비율은 12.8%에 그쳤습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체감상으로는 아직 경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자영업자가 많다"며 "자영업자들은 상반기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하반기도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이르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한주 가천대 석좌교수는 "달러 베이스로 보면 원화가 강세고 엔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일본 여행이 부쩍 늘어났다"며 "우리 국민들이 돈을 쓰더라도 여행사에는 돈이 조금 떨어지고 대부분이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는 셈"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쓰여야 할 소비가 그쪽에서 쓰였다는 걸 보면 총수요가 감소한 효과가 조금 있다"며 "그래서 여행 수요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 경기가 좋아졌다거나 나빠졌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국내 다른 물품에 대한 소비 수요를 실질량으로 조사하면 더 줄어드는 것 같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명목량은 늘었지만, 물가가 많이 올라서 그렇다"며 "총수요가 늘지 않은 채 물가만 올라가는 것은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혹은 스테그플레이션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3년 5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여행·교통 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조123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97억원(40.3%) 증가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정해훈·김유진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