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고배당주로 인기가 높은
맥쿼리인프라(088980)나 리츠(REITs)를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보유 중인 투자자 중 일부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요즘 맥쿼리인프라, 리츠 등이 유상증자를 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각 계좌의 납입한도까지 꽉 채워 주식을 사들인 경우 어느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었느냐에 따라 유증 청약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사 중개형 ISA 월별 투자금액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금융투자협회)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순위 10대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메리츠·하나·KB·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들의 ISA계좌 내 유증 청약 방법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주인수권 출고·비저축 청약 등으로 가능
다수의 증권사들은 중개형 ISA 계좌에 연간 납입한도를 채운 고객이라도 맥쿼리인프라가 유증 청약을 위해 주주들에게 발행한 신주인수권을 일반 계좌로 옮겨 신주를 청약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을 기준일로 맥쿼리인프라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배정비율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을 받게 되는데요. ISA 계좌로 들어온 신주인수권을 같은 증권사의 일반 계좌로 옮겨서 청약하는 것입니다.
NH투자증권(005940) 관계자는 "신주인수권증서 대체기간 동안 일반 계좌로 대체한 후 일반 계좌에서 유상청약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도 신주인수권을 다른 계좌로 옮겨서 청약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신증권은 신주인수권 출고는 안되지만 다른 계좌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ISA 계좌 내 보유한 신주인수권 자체가 다른 계좌로 출고는 안되지만 ISA 납입한도가 가득찬 경우 일반주식거래계좌에서 ISA 계좌 내 보유한 신주인수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적용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타 계좌로 옮기지 않고 ISA 계좌에 연동시켜 청약하는 방법을 제시한 증권사도 있습니다. KB증권 관계자는 "납입한도가 꽉찬 경우 '비저축 주식유상청약 업무'를 통해 유증에 청약할 수 있다"며 "상장 입고일에 비저축 수량은 본인이 지정한 본인 위탁계좌로 자동 대체 처리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에서는 두 가지 방법 모두 가능합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SA계좌에 비저축 예금으로 입금해서 청약한 후에 다른 계좌로 주식을 받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신주인수권을 일반계좌로 옮겨 유증에 참여하거나 '비저축' 청약을 하거나 모두 세제혜택 한도액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초과분의 주식은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키움·하나, 주식 일부 팔아야만 청약돼
키움증권(039490)과 하나증권의 경우 신주인수권 일반계좌 출고와 비저축 청약 등이 모두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도가 찬 ISA 계좌로 유증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즉 유증에 참여하는 만큼기 위해선 청약하는 만큼 보유 중인 주식을 일부 매도해야 해 자신에게 배정된 주식에 온전히 청약할 수 없는 것입니다.
키움증권(039490)과 하나증권의 경우 경우 신주인수권 일반계좌 출고와 비저축 청약 등이 모두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로 해당 증권사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주식을 일부 매도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유증을 발표하는 종목의 경우 공시가 나온 직후 주가 희석을 염려하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하락한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유증 발표 전만 해도 1만3000원대 중후반까지 올랐던 맥쿼리인프라 주가도 유증 발표와 함께 약세로 돌아서서 현재 1만2000원대 중반를 오가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으로 맥쿼리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은 평가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데요. 그 대신 유증에 참여하면 손실을 일부 보전할 수 있습니다.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할인해서 발행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유 주식을 일부 팔아야 신주를 받을 수 있는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ISA 계좌 보유자들은 이 과정에서 평가 손실을 확정해야 합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연간 한도가 2000만원이기 때문에 ISA 계좌에 더 입금할 수는 없다"며 "보유 종목을 매도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주인수권 타 계좌 출고에 대해서도 "ISA 계좌 해지 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ISA 계좌 비저축 시스템은 현재 개발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신주인수권을 ISA 계좌에서 일반계좌로 출고시키는 것은 각 증권사별로 선택해 운영하고 있다"며 "비저축 청약의 경우 전산시스템이 완료된 증권사들이 운영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맥쿼리인프라 ·리츠 투자자 절세 혜택 위해 ISA ·IRP 계좌 활용
고배당주 맥쿼리인프라, 리츠 투자자 중에는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중개형 ISA, IRP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당금에서 붙는 배당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ISA는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 배당 등에 대해 소득에 따라 200만~4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초과 수익분은 9.9% 세율로 분리과세 합니다. IRP는 최대 900만원까지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맥쿼리인프라도 리츠처럼 ISA, IRP 계좌에서 투자 가능합니다.
투자자들은 IRP보다 중개형 ISA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IRP의 경우 위험자산 비중이 70%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 때문에 원하는 만큼 큰 비중으로 맥쿼리인프라를 보유할 수 없는 반면 중개형 ISA 투자자들 중엔 연간 납입한도를 꽉 채워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ISA의 연간 납입한도는 2000만원입니다.
이런 투자자들은 보유종목 중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결정되면 고민이 깊어집니다. 유증 청약 대금을 입급해야 하는데 이미 납입한도액을 채운 상황에선 추가 입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증권사별 유증 청약 방법에 대해서 투자자들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한편 맥쿼리인프라는 이번 유상증자로 3093만5808주를 모집합니다. 1차 발행가액은 1만2550원으로 3882억원을 모집할 계획인데요. 1280억원은 인천-김포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투자에, 1867억원은 씨엔씨티에너지 투자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708억원은 재무적 유동성 확보에 쓰일 예정입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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