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날선 발언을 내뱉자, 17일 친낙(친이낙연)계가 들고 일어나며 양측이 정면충돌했습니다. 당의 쇄신을 위해 출범한 혁신위가 오히려 당내에서 계파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은경, 이낙연 겨냥 "분열은 혁신 대상"
문제의 발단은 지난 16일 공개된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연합뉴스> 인터뷰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낙연 전 대표)이 잘 알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재차 이 전 대표를 겨냥, "분열은 혁신의 대상"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난달 이 전 대표가 약 1년간 미국 생활을 마치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제약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됐습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자기들끼리 계파 싸움을 부추긴다면 국민은 실망하고 민주당에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 제기된 이재명 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계파 갈등이 성격을 가진 '특정인에 대한 불만'을 혁신의 영역으로 끌고 오면 현실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이낙연(가운데) 전 민주당 대표, 설훈(왼쪽)·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낙계 부글부글…설훈 "마녀사냥" 직격
김 위원장 발언에 발끈한 친낙계는 이날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친낙계 좌장 격인 설훈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무슨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한 것인가"라며 "공명정대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혁신위원장이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낸 속내는 무엇이냐. 김 위원장의 발언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격"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설 의원은 "민주당의 정체성부터 공부하라.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며 집단지성의 민주주의를 꽃피워 왔던 정당"이라며 "누구든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다름'을 포용하고 존중하며 그 속에서 집단지성을 성숙시켜왔던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런데 혁신위가 출범한 이후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건 참신한 혁신 의제가 아니라 다른 목소리들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옐로카드'뿐"이라며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정인을 지목해 모욕적인 언사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혁신이라면 김은경 혁신위는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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