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지난달 국내 증시의 공매도 거래금액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대차거래와 공매도 잔고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증시 고점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2차전지 관련주 수급 쏠림 현상으로 인해 늘어난 공매도 잔고인 만큼 전반적인 증시 환경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3일 코스콤에 따르면 7월 코스피와 코스닥의 공매도 거래액은 22조8722억원으로 코스콤에서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나타냈습니다. 직전 최대기록인 올해 4월 공매도 규모(19조2077억원)를 석달 만에 갈아치웠습니다. 그만큼 증시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별 공매도 거래액도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코스피는 14조4000억원, 코스닥은 8조4295억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코스피는 1월과 비교하면 2배, 코스닥은 5배가 급증했습니다.
공매도 거래가 늘어나면서 공매도 잔고도 더 쌓이고 있습니다. 코스피 기준 공매도 잔고금액은 지난달 28일 12조2078억원으로 집계됩니다. 지난달 24일 사상 처음으로 12조원을 돌파한 이후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의 수급이 몰린 POSCO홀딩스는 지난 28일 공매도 잔고액이 1조1186억원을 기록하며 한달 전(1683억원)보다 6.5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공매도가 급증한 배경에는 2차 전지주의 동반 급등이 있습니다. 개인을 중심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등이 대거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국내증시 대차거래잔고 추이.(표=뉴스토마토)
공매도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대차거래잔고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91조8347억원으로, 월별 기준으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지난 6월(80조7451억원)보다 11조원 이상 늘었습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에서 66조8326억원, 코스닥시장은 25조22억원입니다.
대차거래잔고는 잠재적 공매도 물량으로 인식됩니다. 국내에서 무차입 공매도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매도를 하려면 대차거래 먼저 해야 합니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와 시장에 대량으로 매도한다면 주가는 하락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중 고평가된 일부 종목에 수급이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공매도 급증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와 대차거래의 경우 단순히 늘어나는 것 자체론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최근의 경우는 급등세가 설명되지 않는 일부 종목들에 반대매매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하락에 베팅하기 위한) 대차거래가 쌓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상위에 자리한 고평가된 종목들이 현재 증시에 잠재적인 부담요인"이라며 "(공매도 잔고 증가는) 이들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반대 심리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증시 공매도 및 거래대금 월별 현황.(표=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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