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카르텔 예산 삭감' 외친 윤 대통령…"전 정부 재정 만능주의 배격"
국무회의서 '내년 예산안' 기조 설명…"지난 정부 방만 재정 운영으로 국가채무 증가"
2023-08-29 12:05:25 2023-08-29 12:44:38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정부는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하게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국가채무가 400조원 증가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전임 정부·야당 겨냥 비판…"선거 매표 예산 배격"
 
윤 대통령은 이번 국무회의에서 건전재정 방향의 정부 내년도 예산안 기조를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예산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그렇지만 국채 발행을 통한 지출 확대는 미래세대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고,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기업활동과 민생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총지출은 656조 9000억원으로 잡았다"며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2.8% 증가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정치 보조금 예산, 이권 카르텔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했고, 총 23조원의 지출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총지출에서 법정의무 지출, 경직성 경비와 필수 지출을 제외한 정부의 재량 지출 약 120조원의 20%에 가까운 과감한 구조조정"이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임 문재인정부와 야당을 겨냥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매표 예산을 배격해 절약한 재원으로 서민과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겠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주장한 민주당을 겨냥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 정부는 보 해체에만 집중하고 하천 준설과 정비는 소홀히 해 홍수 피해가 더욱 가중되었다"며 "국민의 안전과 치수를 위해 하천 준설과 정비를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생계급여의 지급액을 내년에 21만3000원 인상했다. 이는 지난 정부 5년 동안 인상한 규모를 전부 합친 19만6000원을 한 해에 단번에 뛰어넘는 수준으로 내년에 인상하는 것"이라며 전임 정부와의 생계급여 지급액 비교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에 저위험 권총 보급…국산 수산물 예산 7400억 확대"
 
내년도 예산이 쓰일 분야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무차별 범죄 대응을 위해 "경찰 조직을 철저하게 치안 중심으로 구조 개편하고 예산 배정도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고, 101개 기동대에게 흉기 대응 장비를 신규 지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응해 우리 해역과 수산물에 대한 안전감시체계를더욱 촘촘히 구축하고, 국산 수산물을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총 7400억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외에도 국민 정신 건강을 위한 예산으로 732억원 추가 투입, 장교·부사관 복무장려금 2배 인상, 병 봉급 35만원 추가 지급, 디지털 보훈전시관 개소, 우크라이나 지원 공적개발원조(ODA) 6조5000억원 수준 확대 편성, 2조원 규모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신설, 신생아 출산시 바우처 규모 300만원 상향 등을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된다"며 "건전재정을 위한 재정준칙을 도입하는 국가재정법, 채용 관련 불공정행위를 방지하는 채용절차법, 교권 회복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원지위법, 노조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노동조합법, 우주 항공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우주항공청법 등 입법을 시작으로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하는 국정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재입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께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국무위원들께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리 민생과 미래 먹거리를 다루는 주요 법안들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비상한 각오로 총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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