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윤석열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656조9000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2005년 재정통계 정비 이후 '역대 최저'의 지출 증가율입니다. 예산안은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4년도 예산안'과 '2023~2027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의결했습니다.
내년 총지출은 전년보다 18조2000억원(2.8%) 증액한 656조9000억원입니다. 정부는 지난 6월 재정전략회의에서 보고한 '4%대 중반'보다 2%포인트 낮춰 잡았습니다.
내년 총수입은 6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조6000억원(2.2%) 감소할 전망입니다. 국세 수입은 올해 경기둔화·자산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예산보다 33조1000억원 줄어든 367조4000억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세 외 수입은 사회보장성기금 수입 증가로 19조5000억원 늘어난 244조7000억원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는 2024년도 예산을 전년대비 2.8% 증가한 656조9000억원으로 의결했습니다. 사진은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분야별로 보면 복지 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7.5%(16조9000억원) 늘어난 242조9000억원으로 증액합니다.
보건분야는 코로나19 대응 소요 감소로 올해보다 5.1% 축소된 19조원이 편성됐습니다. 기초생활보장·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이 포함된 사회복지분야는 전년대비 8.7% 늘어난 223조9000억원입니다.
생계급여를 역대 최대 폭인 13.2% 인상합니다. 급여액을 보면 4인 가구 기준 21만3000원 인상됩니다. 또 선정기준을 기존의 중위 30%에서 32%로 상향해 3만9000가구를 신규 지원합니다.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3만5000명을 신규 지원합니다. 신규 편입 수급자는 연간 34만원의 의료비용 절감 혜택을 받게 됩니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은 27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3000억원(4.9%) 증액했습니다.
핵심자원의 공급 불안에 대비해 주요광물·석유 등의 공공비축 확대에 2000억원을 투입합니다. 또 에너지신산업 육성에 1조4792억원을 투입, 수소생산기지 구축·해외청정암모니아생산 지원·탄소포집활용실증센터 구축을 추진합니다.
반면 기술개발(R&D) 분야 예산은 16.6% 삭감한 25조9000억원을 편성했습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예산안 전면 재검토를 지시, 108개 사업을 통폐합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내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비율은 올해보다 더 악화될 전망입니다. 이에 정부는 재정수지·채무 악화를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는 전년 대비 1.3%포인트 악화된 -1.9%이며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전년 대비 1.3%포인트 악화된 -3.9%포인트입니다.
국가채무는 늘었습니다. GDP 대비 국가채무는 전년보다 0.6%포인트 늘어난 51.0%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확대된 재정수지 적자 폭과 1000조원 이상의 누적된 국가채무로 인해 우리 재정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올해와 내년의 세수 상황도 녹록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도 재정지출 규모를 2023년 예산증가율 5.1%보다 대폭 축소한 2.8% 증가로 억제했다"며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하나하나 꼼꼼히 재검토해 낭비요인을 철저히 제거하고 절감한 재원을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여연대 측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재정이 민생 안정과 경제 활력을 위해 사용해야 함에도 윤석열 정부의 감세와 긴축 재정 기조로 인해 필요한 곳에 재정의 역할이 닿지 못할 우려가 크다"며 "사실상 삭감에 가까운 수준의 예산을 편성해놓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만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2024년 예산안 규모를 656조9000억원으로 의결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자료는 2024년 재정운용 모습.(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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