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요즘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핫한
SK하이닉스(000660)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D램 계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더블 데이트 레이트(DDR5)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며 하반기에는 적자폭을 대폭 줄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은 1조7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직전 분기에 기록했던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3분기에도 적자는 지속되겠지만 생성형 AI 시장에 올라탄 HBM과 DDR5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D램 매출 비중이 점차 늘면서 적자폭이 크게 축소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인 8GB DDR5 평균판매가격(ASP)은 15.3달러로 전달과 같았습니다. 반면, DDR5 이전세대인 DDR4 8GB APS는 같은 기간 1달러 하락한 12.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DDR5은 AI, 차세대 컴퓨팅 등 다양한 응용처에 쓰이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로부터 성능 검증을 받기 위해 보낸 HBM3E. (사진=SK하이닉스)
DDR5 수요 증가와 사실상 엔비디아에 HBM을 가장 높은 비중으로 공급함으로써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10%대에서 올해 2분기 20%, 연말엔 30%대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HBM, DDR5 등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선점이 10년 이상 지속해온 기술개발에 있다고 평가합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HBM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고 이후 투자 등을 지속해왔습니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시기 기술개발에 나섰지만 전체 메모리 반도체에서 HBM이 갖는 시장 크기 등을 고려해 투자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5%대로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10년 동안 기술개발해온 HBM 역량이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시장과 맞물리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SK하이닉스는 또 최근에 HBM 5세대 HBM3E 샘플을 엔비디아에 보내 성능 검증 절차에 들어가며
삼성전자(005930)보다 한 발짝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려 CPU, GPU와 함께 AI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립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보낸 HBM3E는 초당 최대 1.15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5GB(기가바이트) 풀HD 영화 230편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선점하면서 10년 만에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2%, SK하이닉스 31.9%로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가 6.3%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또 삼성전자는 전 분기(42.8%)에서 4.6%포인트 줄었지만 SK하이닉스는 전 분기(24.7%)에서 7.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HBM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기존 D램 가격 보다 3배 이상 비싸고 또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HBM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아 하반기부터는 적자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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