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한국경제…중국발 불안·국제유가 '불확실성↑'
KDI "대외 불확실성 높아지고 있다"
7월 생산·소비·투자, 전년비 '뚝'
중국 성장전망 하향…불확실성 커져
국제 유가 상승…부진 완화 흐름 제약 요인
2023-09-07 12:00:00 2023-09-07 18:31:4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초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도 위기로 인한 중국 경제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 완화를 제약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9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DI는 지난달 보고서에 이어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국 경제의 하방 위험을 우리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주요 경제 지표를 보면 7월 전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습니다. 기저효과, 조업 일수 감소 등 기술적 요인과 기상 여건 악화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8.0% 줄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가 6.2% 늘었지만, 전월 10.8%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습니다. 전자부품은 19.8%, 기계 장비는 14.5%, 반도체는 14.8%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1.9% 증가했습니다. 다만 전월 3.0%보다 증가 폭이 줄었는데, 기저효과와 기상 여건 악화에 주로 영향을 받아 예술·스포츠·여가업 8.4%, 숙박·음식점업이 7.2%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제조업 재고율은 112.3%에서 123.9%로 상승했습니다. 이에 대해 KDI는 경기적 요인보다는 반도체 출하의 계절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14.8% 감소했습니다. 감소 폭은 5월 18.7%, 6월 15.8%보다 줄었습니다.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 감소 폭도 7월 33.6%에서 8월 20.6%로 줄었습니다. 
 
7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습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고물가로 인해 전월 1.5%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9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는 주요 경제 지표. (그래픽=뉴스토마토)
 
8월 수출은 전년보다 8.4% 감소했습니다. 감소 폭은 7월 16.4%보다 축소됐습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20.6% 줄었습니다. 일반기계는 7.7%, 자동차는 28.7%, 선박은 35.2% 증가했습니다. 
 
KDI는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둔화하고 있고 그 외 품목의 수출도 부진이 완화하는 흐름"이라며 "이와 함께 서비스업 생산이 기저효과와 기상 여건 악화 등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으나 완만한 증가 흐름은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7월 설비 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11.0% 줄었습니다. 9월 한국은행의 설비 투자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86으로 전월 90보다 크게 하락했습니다. 
 
선행지표인 7월 국내 기계 수주는 3.4% 늘었습니다. 하지만 8월 기계류 수입액이 20.4%,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32.1% 감소하면서 설비 투자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7월 건설 기성은 10.8% 증가했습니다. 다만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55.3%, 주택 착공이 71.7% 등으로 급감해 건설 투자의 증가세는 향후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KDI 측은 "중국의 경기 불안 우려가 증대되고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중국 경제는 부동산 기업의 금융 불안, 부동산 투자 부진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중국팀장은 "부동산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소비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도 하방 위험을 막기 위해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구조조정 차원의 조처가 계속 진행되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현지의 중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9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부산 남구 감만(사진 위)·신선대(아래) 부두.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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