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대형 보험사들이 판매자회사(자회사형 GA·보험대리점)를 사실상 전속 판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회사 GA 신계약 중 모회사 상품 비중이 100%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GA를 통해 여러회사의 보험상품을 비교추천받을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삼성화재(000810) 계열의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올 상반기 손해보험 신계약 11만7682건을 모집했는데요. 이 중 99.44%에 해당하는 11만7022건이 삼성화재 상품입니다. 신계약 금액 기준으로는 548억원 중 543억원에 해당합니다.
삼성생명(032830) 계열의 삼성생명금융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상반기 생명보험 신계약 2만1114건 중 2만776건이 삼성생명 계약인데요. 모회사 상품 판매 비율은 98.39%에 달했습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 상반기 생명보험 신계약 27만1141건을 체결했는데요. 이 중 97.99%에 해당하는 26만5712건이
한화생명(088350) 상품 계약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한화생명 계열사인 한화라이프랩도 올 상반기 생명보험 신계약 중 87.39%를, 피플라이프는 49.49%를 한화생명 계약으로 진행했습니다.
이외에도 생보사 계열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81.93%,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65.25%가 생보 신계약 중 모회사 계약입니다. 손보사 계열인 디비금융서비스는 손보 신계약 중 78.84%가 DB손해보험 계약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회사 GA 가운데 디비엠앤에스·라이나원 등 1개 회사 상품만 취급한 곳을 제외한 자회사 GA는 대부분 10곳 이상의 보험사와 모집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생보사 19곳, 손보사 13곳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생보사 5곳과 손보사 5곳을,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생보사 18곳, 손보사 11곳 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회사 GA들은 10여곳에서 20여곳 이상 보험사들과 모집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자회사 GA를 둔 보험사 관계자는 "자회사 GA가 전속 채널에서 나왔고, 기존 교육시스템이 유지되고 판매 경향도 이어지고 있어 모회사 상품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고객 충성도가 높을 수록 모회사 상품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사 수가 판매 역량인 상황에서 모회사 상품을 팔기 위해 자회사 GA 설립을 선택한 것"이라며 "보험사, 특히 생명보험사의 경우 전속 판매 채널을 유지하고 싶지만 설계사 이탈이 심해 자회사 GA를 설립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판매 채널 입장에서는 판매 대상 보험사를 다각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 "자회사 GA와 전속 설계사를 모두 둔 경우 자회사 GA에서 모회사 상품을 판매할수록 기존 영업조직과의 자기잠식 경쟁을 할 수 있어 경영 전략상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보험사들이 설립한 자회사 GA들이 모회사 상품을 주로 판매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삼성화재)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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