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 성북구는 전국에서 관내 소재 대학이 8곳으로 가장 많습니다. 자치구 전체 인구의 30%는 청년으로 구성돼 있기도 합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청년층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며 청년 정책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에 힘쓰는 이유입니다.
이 구청장은 지난 11일 성북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통해 “대학생들의 건강한 한끼를 지원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동참했다”며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인 청년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그들의 요구를 정책에 더 많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길음동 삼양로도 청년창업의 메카로 조성됐습니다. 삼양로는 원래 불법유해업소인 '맥양집'이 즐비하던 곳으로 인근 주민도 방문을 꺼리던 거리였습니다. 이 구청장은 “2021년 해당 구역을 길음청년창업거리로 지정하고 청년창업가게 개점 지원에 나섰다”며 “현재 문화예술과 음식업 등의 청년가게들이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하고 있는 이승로 성북구청장. (사진=성북구청)
성북구는 장위뉴타운과 신월곡1구역 등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서울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였던 ‘미아리 텍사스’가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주를 시작하면서 도시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다음은 이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성북구에 대학교가 8개나 있는 만큼 ‘천원의 아침밥’ 사업 반응이 좋았을 것 같은데요.
지난 4월 관내 소재 대학 총장과 관계자 간담회를 개최해 대학들의 참여를 독려했고, 더 많은 청년이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학교 부담금 중 1000원을 구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고려대 외에 5개 대학(국민대, 동덕여대, 서경대, 성신여대, 한성대)이 추가로 참여 의사를 밝혀 현재 6개 대학이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길음동 삼양로 거리를 청년 창업을 위한 공간으로 변화시킨 사업이 눈길을 끕니다. 민선 8기에 청년을 위한 정책이나 계획이 있다면.
2015년부터 ‘청년지원팀’을 신설해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청년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북구 청년 정책으로는 (예비)청년창업가들에게 벤처창업지원센터, 1인창조기업지원센터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러 시설을 제공해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고 있습니다.
지역 소재 대학이 참여하는 700억원 규모의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고려대와 도시재생, 서경대와 K-뷰티 등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청년창업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일굴 수 있는 사업들입니다. 5개 대학 총장과 구가 함께 핵심 협의체인 성북클러스터도 구성했습니다.
장위뉴타운사업 현장을 찾은 이승로 성북구청장. (사진=성북구청)
‘사각지대 청년 사회활동 지원’ 프로그램도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는 사업비 전액을 구비로 편성해 고립청년의 사회진입을 지원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환경의 청년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성북구는 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정비·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그 중 장위뉴타운과 신월곡1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장위뉴타운은 서울시 35개 뉴타운 중 최대 규모인데다 북서울꿈의숲 등 녹지공간도 풍부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습니다. 현재 완공된 구역도 있으나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며 구역 절반가량이 해제되면서 ‘반쪽짜리 뉴타운’이란 오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현재 장위1구역(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과 2구역(꿈의숲코오롱하늘채), 5구역(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7구역(꿈의숲아이파크)은 사업을 마쳐 입주까지 완료했고, 4·6구역도 재개발사업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인가를 마쳤습니다.
특히 10구역은 사랑제일교회 등 여러 이슈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었지만, 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구역에서 제척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속히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정비구역이 해제된 구역 중 12구역은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돼 검토 중에 있고, 8·9구역은 공공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해제 이후 재개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11·13구역도 주민 의견을 모아 이른 시일에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입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성북구청)
‘미아리 텍사스’ 지역이었던 신월곡제1구역 재개발사업은 조합에서 오는 10월16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이주 기간을 두고 이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5만5112㎡ 구역에 지하 6층~지상 47층 아파트 2244가구와 오피스텔 498실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장위뉴타운과 함께 지역의 명품 주거지가 될 것이기에 원활하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정부예산 삭감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장 반응은 어떻고, 추석 명절에 추가 발생 계획이 있으신가요.
올해 성북사랑상품권 발행과 관련한 정부 예산은 전액 삭감, 시 예산 지원은 6%에서 4%로 줄었고, 그로 인해 할인율은 10%에서 7%로 감소했습니다. 구청장협의회를 통해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높은 할인율과 추가 할인보전금을 요구하는 중입니다.
성북구는 올해 성북사랑상품권 발행액을 610억원 규모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중 420억원이 자체 발행액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습니다. 상인분들을 만나면 상품권 이용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반응이 뜨겁습니다. 발행 때마다 1시간 이내 완판, 평균 8개월 이내 사용률이 100% 육박하는 점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추석 명절을 맞이해 13일에 90억, 20일에 70억 총 160억원의 상품권을 발행합니다. 성북구민의 물가 부담을 줄이고, 소상공인분의 매출 증대를 위해 최대한 많이 발행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원액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기습 폭우로 인해 현장을 찾아 안전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성북구청)
민선 7기부터 현장구청장실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장행정을 통해 이룬 성과를 소개해주신다면.
현장구청장실이 ‘구정 참여는 막연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현재까지 총 6회에 걸쳐 열린 현장구청장실에는 2만1600여명의 주민이 직접 현장에 참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구민께서 성북구정에 관심이 높고 참여 기회를 원하셨다는 점을 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해외에서도 주목한 ‘친환경 스마트도로 열선 시스템 구축’이나 길음뉴타운의 대규모 아파트 입주에 따른 ‘동소문로 좌회전 전용차로 신설’ 등은 주민 제안이 구정으로 직접 실현되면서 지역이 변화한 대표적인 사례이자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현장구청장실에서는 어린이집으로 찾아가는 발달치료사 지원, 생산적 어르신 일자리 확대,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통합플랫폼 마련 등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민선 8기에도 이런 주민들의 의견을 구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지속적인 현안 해결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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