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11일 진행된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는 ‘R&D 예산’ 국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앞서 과학기술계 이슈로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태였었는데요. 예상대로 이날 과기부 국감장에서는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금은 문학 하시는 분들까지 R&D 예산 걱정하는 시대가 됐어요” – 민형배 민주당 의원
민 의원은 이날 오전 언론이 전한 소설가의 칼럼을 소개하며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를 전했는데요.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에게 예산 삭감의 이유를 물었습니다.
특히 민 의원은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R&D 사업의 비효율 사례를 반박하면서 앞선 윤석열 대통령의 R&D 예산 재검토 발언 이후 나온 R&D 카르텔 등 실체가 나왔는데 이로 인해 “과학기술계가 난장판이 됐다”라고 비판했습니다.
“R&D 예산은 망나니 칼춤 추듯이 싹둑 잘라낸 것” – 조승래 민주당 의원
조 의원은 R&D 예산 삭감 프로세스를 거론하면서 ‘졸속’과 ‘무능’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 이후 R&D 예산 제출 법정기한을 넘긴 것과 관련 “대통령의 방침이 지극히 추상적이거나, (프로세스가) 나중에 생겼거나, 아니면 대통령이 지침을 명확하게 줬음에도 과기부가 무능하게 수행을 못했거나, 항명했거나, 도대체 뭐냐”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기부가 근거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며 “깜깜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졸속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작년 R&D 예산 31조였죠. (올해) 10% 정도 줄은거죠. 10% 정도 줄면 대한민국 R&D가 완전히 황폐화 되고 망합니까?”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R&D 예산 삭감과 관련 누적된 비효율을 지적하며 정부를 엄호했는데요. 박 의원도 오히려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로 이 같은 엄호에 동참했습니다.
특히 박 의원은 앞선 정부의 예산 증가 폭을 설명하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R&D 예산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문재인 정부 R&D 예산이 낭비가 많다고 지적해 왔고, 부조리, 비효율, 낭비 등 문제가 제기됐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R&D 과제 수가 7만 5000개에 달하는데 엄청난 과제 수 때문에 짬짬이, 담합이 너무 많다”라며 “분산되고 파편화되고 형해화 된 R&D가 많은 데 이런 건 왜 제시를 못하냐”고 지적했습니다.
“도와드리고 싶은데 도와드릴 수가 없어요” –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허 의원은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과기부 장관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허 의원은 이번 삭감과 관련해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오해를 할 수 있다면서 과기부 장관에게 진지한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요.
그럼에도 비효율의 사례, R&D 예산 삭감 이유 등 직관적인 질의에 명쾌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과기부 장관을 향해 “질문에 대한 답변할 것을 준비를 좀 해달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에는 부모 자식 간에도 용돈 좀 줄이면 그게 아무리 정당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이날 이 장관은 R&D 삭감에 대해 부모 자식과 용돈에 비유해 야당 의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 장관은 이날 민 의원이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셔야 한다”라고 묻자 부모 자식과 용돈에 비유했는데요.
이에 야당 의원들이 “중요한 일을 용돈에 비유하냐” 등 비판을 쏟아내자 해당 발언을 취소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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