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국회의원 96명,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
기시다 총리 17일 공물 봉납…외교부 "깊은 실망과 유감"
2023-10-18 11:21:50 2023-10-18 11:21:50
지난 17일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서 시민들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봉납한 공물(왼쪽)이 놓인 제단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일본 여야 국회의원 96명이 18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집단 참배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96명이 이날 오전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96명은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여야와 무소속 국회의원입니다.
 
국회의원 모임의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는 패전일인 8월15일 이후 약 두 달 만입니다. 자민당 소속의 아이사와 이치로 부회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평화의 소중함을 다음 세대에 전해가는 것은 우리의 큰 사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국회의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단 참배를 자제하다가 2년 2개월 만인 2021년 12월 재개한 뒤 춘계·추계 예대제 때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찾고 있습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야스쿠니 신사에서 추계 예대제가 시작된 데 맞춰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등 기시다 내각 각료 2명은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집단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기여해 나갈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태평양 전쟁에 책임이 있는 일본의 A급 전범 14명은 1978년 합사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의 현직 총리나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게 되면 일본이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해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등 큰 외교적 문제가 됐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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