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만 울린 '의대정원'…알맹이 없는 '필수의료 대책'
국민 68%, 의대 증원 '찬성'인데…증원 규모는 빠져
2025년 입시 때 의대 증원…"의료계 협조해달라"
국립대병원 교수 증원·임금 개선…세부안 '아직'
피부·미용 쏠림 방지 수가 개선…12월에야 발표
"잘 이뤄질지는 미지수…정책 신뢰 가질수 없어"
2023-10-19 16:56:10 2023-10-19 20:28:01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붕괴 대책을 들고 나왔지만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내용이 빠지면서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지역별 국립대병원 교수 증원과 수가 조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지만 세부 방안이 미흡해 '알맹이없는 필수의료 대책'이라는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19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전략에서는 관심사가 컸던 필수의료 보장의 핵심인 '의사 수 확대 방안'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낸 '2023년 대국민 의료 현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국민의 비율은 68%에 달하는 등 의사 수 확대에 대한 요구가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정부도 2025학년도 입시 때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교육부에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의대 정원 확대 규모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올해 1월부터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필수의료 혁신전략 브리핑을 통해 "의대정원 확대는 현장의 수용 가능성과 교육역량 등을 충분히 검토해 신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의료계도 적극 협조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의대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의사 수를 늘리는 데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은 70년대 이론"이라며 "의사 정원 확대를 통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다. 필수의료 의료진의 사법 리스크 완화, 번 아웃 방지 등 종합적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19일 발표했다. 사진은 브리핑하는 조규홍 장관. (사진=뉴스토마토)
 
의협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필수·지역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고 공백없는 필수의료를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응급·중증·소아·분만 등의 필수의료가 정상화 될 때까지 충분한 보상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욱이 알맹이이 없는 필수의료 혁신전략에 대한 지적도 나옵니다.
 
혁신전략을 보면, 정부는 현재 교육부 소관인 국립대병원을 복지부로 이관하고 전국 17개 국립대병원의 의사 정원·인건비 등 각종 규제를 폐지하는 등 국립대병원을 지역별 필수의료의 중추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교수 증원 규모와 구체적인 인건비 개선 방안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규제 완화의 구체적 방식은 내년 초에야 나올 전망입니다. 국립대병원 이관을 위한 법률 개정, 교육부와의 협의 과정도 미지수입니다.
 
더욱이 "지역·필수의료 분야로 의사 인력이 유입되도록 유도하고 피부·미용 등 소위 '돈 되는 과목'으로의 유출을 막기 위해 필수의료 분야 수가를 인상한다"는 내용도 담겼지만, 세부 내용 역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12월 발표 예정인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 반영해 발표할 예정인 만큼 적잖은 논쟁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필수의료 정책은 현장 의료진들 목소리를 충분히 들으며 진행해야 하는데, 얼마나 잘 이뤄질지는 미지수다"며 "현재 의료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과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정부 정책은 신뢰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19일 발표했다. 사진은 의사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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