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대동(000490)그룹이 자사의 수출 브랜드인 카이오티(KIOTI) 유럽 총판 대회를 앞두고 참가 기자단을 꾸리면서 특정 매체에 기자단 선정 이메일을 먼저 보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매체들에 일괄적으로 기자단이 '선착순'으로 선정된다며 신청 안내 메일을 보냈지만, 뒤로는 이미 기자단을 선정해둔 상태였던 것인데요. 특히 선정된 매체들엔 '매체 우호도'를 표기한 내용까지 전달, '화이트리스트' 논란을 자초하는 모양새입니다.
대동그룹이 출입 매체들에 당초 일괄적으로 보냈던 해외 출장 관련 이메일. (사진=이메일 캡처)
지난 16일 대동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유럽 총판 대회, 취재 참가 검토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전송했습니다. 대동은 매년 자사 카이오티 제품을 판매하는 28개국 총판을 대상으로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를 개최합니다. 오는 30일(현지시간) 유럽 법인이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대동은 기자단 모집에 나섰습니다.
이메일에서 대동은 "대동에 관심과 격력을(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든 기자님을 초청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총 8개 언론사를 모십니다. 참가 신청은 10월17일 오후 2시부터이며 선착순 8명 마감입니다"라고 명시했습니다. 취재를 희망하는 기자들에게 시간에 맞춰 이메일을 보낼 것을 독려한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이메일은 이미 대동이 출장 기자단 리스트를 만들어 특정 매체와 공유한 뒤에 나중에 전송된 메일이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특정 매체를 미리 정해 해외 출장 기자단 모집 소식을 따로 알리고, 현지 취재에 활용될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 관련 문서까지 송부한 상태였던 것인데요.
특히 더욱 문제시 되는 부분은 출장 기자단 리스트 옆에 '우호도'를 함께 표기했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로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인데요. <뉴스토마토>가 해당 문서의 내용을 살펴보니, 우선 문서에는 대동이 이미 선정해둔 '초청 매체 리스트' 8곳이 나와 있었는데 그 중 7곳은 '상'으로, 나머지 한 곳은 '중상'으로 평가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 리스트에는 예비로 2곳의 매체도 이름이 올라 있었는데, 해당 매체에 확인한 결과 출장 참가 의사조차 밝힌 적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들도 역시 각각 상, 중으로 평가된 상태였습니다.
문서에는 매체 3곳의 경우 이미 '참석 의사 밝힘' 표시까지 돼 있는 걸 볼 수 있었는데요. 대동은 참석 의사를 밝힌 매체에 여권 사본을 요청하는 등 출국 준비를 이미 해오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몰랐던 대다수 매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동에서 필요로 하는 출장 기자단 모집 형식에 맞춰, 영문도 모른 채 사후에 들러리만 선 꼴이 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실에 대해 묻자 대동 관계자는 "해외 출장이 처음이다 보니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하면서도 "생각보다 기자들 입이 무겁지 않은 것 같다"며 해당 사실을 알린 기자가 논란을 키웠다는 식의 답변을 내놨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 출장 기자단 인원은 처음보다 늘어난 상태인데요. 대동에 따르면 당초 8곳에서 4곳 더 늘어난 총 12개의 매체가 지난 17일 기준으로 참가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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