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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전장(전기자동차 부품)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장 사업은 수익 창출이 부진했지만, 최근 전장 수요가 늘면서 기업들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전장 사업의 현주소를 짚어 보고 기업들의 사업 현황 및 투자 전략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어닝쇼크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장 부문 실적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장 실적은 증가하는 반면,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매출을 상쇄하고 있다. 삼성 그룹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009150),
삼성SDI(006400) 등 그룹 계열사에서 전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국내외 자동차 완성체 업체와도 협력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도체(DS) 부문에서 영업손실 3.7조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Harman)은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만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300억원, 2분기 25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전장 부문 실적이 성장하면서 올해 하만의 총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로 1조원을 웃돌고 있다. 하만은 지난해 영업이익 8800억원을 달성해 지난 2017년 인수 후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경쟁 심화에 디지털 콕핏 점유율 감소…프리미엄 제품으로 매출 보완
전장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하만의 실적은 성장했지만, 타 업체들과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하만의 주된 사업 분야는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텔레매틱스(Telematics), 스피커 등이 있다.
디지털 콕핏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디지털' 부품과 전방에 운전석을 뜻하는 '콕핏'이 합쳐진 말로 디지털 계기판이라고 할 수 있다. 하만이 특히 주력하고 있는 디지털 콕핏의 생산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395만대에서 410만대로 약 3.8% 신장했다.
차량용 무선 인터넷 장치를 뜻하는 텔레매틱스의 경우 BMW iX에 5G 통신 장비를 업계 처음으로 공급한 바 있다. 카 오디오 시장에서는 주요 경쟁 업체인 보스(Bose), 파이오니어(Pioneer), 파나소닉(Panasonic) 등 사이에서 하만이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다.
하만이 CES2023에서 공개한 전장 솔루션 '레디 케어' (사진=삼성전자)
하만의 디지털 콕핏 시장점유율은 2020년 27.5%로 최고치를 달성했으나 2021년 25.3%, 2022년 24.6%로 점차 낮아지더니 올해 상반기 21.2%까지 떨어졌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엠빅스(M.VICS), 벤츠는 MBUX하이퍼스크린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자회사에서 부품을 자체 개발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프리미엄 차량 위주로 판매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페라리와 디지털 콕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 ‘CES 2023’에서 선보인 차량용 솔루션 ‘레디’ 시리즈 중 ‘레디 업그레이드’도 페라리 차량에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엔데믹으로 중저가 차량 판매가 증가하면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다소 낮아졌으나, 하만은 프리미엄 차량 위주의 고사양/고급 제품 판매전략을 통해 하만 전체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한다”라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 전장 사업 확대…현대차와 협력 확대
삼성전자는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토털 차량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와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 참가해 첨단 전장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시장에 최적화된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를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넥스트 모빌리티 프로젝트’ 공간에서 다양한 폼팩터의 미래형 OLED로 한층 진화된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제시했다.
아울러 삼성 계열사는 국내 완성차 업체와 협력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과는 과거 삼성이 완성차 사업에 진입한 후로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는데 최근 교류가 활발해졌다.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차량 인포테인먼트(IVI)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트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현대차와
기아(000270) 차량에 서라운드뷰모니터(SVM)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 등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로 선정됐다.
삼성SDI는 오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현대차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탑재할 각형 배터리를 공급할 방침이다. 배터리 종류는 6세대 각형 배터리 P6이고, 현대차의 유럽 현지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탑재해 왔다. 코나 전기차(EV)에는 중국 CATL의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것이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이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를 쓰게 된 것은 중국 CATL의 각형 배터리에 대항하는 국내산 모델이라는 점이 주요했다. 또 정의선과 이재용의 3세 경영은 과거 창업주들 간 복잡한 이해관계를 벗어나 실용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며 "삼성 그룹 차원의 전장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 막 성공적인 진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로드맵을 얼마나 촘촘히 짜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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