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조선용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을 두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상·하반기 한 번씩 진행되는 협상에서 양측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왔는데요. 상반기보다 상승한 원재료 가격에 철강업 불황, 조선업 호황 등의 이유로 상반기보다 소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기준 철광석 광물가격은 t(톤)당 118.11달러입니다. 상반기 협상이 완료됐던 5월 기준 102.3달러보다 약 15% 오른 수치입니다. 1년 전(85달러)과 비교하면 약 28%나 올랐습니다.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점을 들어 철광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철광석을 녹일 때 쓰이는 열원인 유연탄 가격도 1톤당 135.3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산업용 전기료 인상도 원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 산업용 전기요금은 올해 1월 kWh당 13.1원 인상, 5월 kWh당 8원 인상이 이뤄지면서 철강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데요. 철강업계는 통상적으로 전기료가 1㎾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부담은 200억원 증가한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이 "4분기에 전기요금 kWh당 25.9원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전기료 인상이 현실화되면 원가 상승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선업계는 후판이 선박 건조 비용의 20~3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통상적으로 가격 인하를 주장해 왔는데요. 업계에서는 5월보다 원재료 가격이 오른 만큼 상승분이 후판가에 반영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는 분위기입니다. 상반기 후판가는 1톤당 90만원 중반대로 합의된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상생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도 "소폭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조선업이 호황기라 상반기보다는 아무래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조선업계가 어렵던 시절 철강사들이 가격 인상에 한계를 둔 만큼 조정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협상 완료 시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처럼 협상이 안 되서 지연되고 있다기보다 굉장히 민감한 이슈다보니 정확한 정보 교환 차원에서 천천히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며 "협상 분위기는 나쁘지 않으며 막바지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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