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와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보유한 자사주를 대거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16조원에 자사주를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SK㈜는 ‘특정 목적 취득’ 자사주를 포함해 4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에 따라 대표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10일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유한 자사주 총 1억540만주 중 약 8700만주를 올해 상반기에 우선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종가(약 19만원) 기준으로 16조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11월 발표한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2월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속한 10조원 중 3조원의 자사주를 소각했습니다.
SK㈜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유한 자사주(약 1798만주) 중 임직원 보상 활용 목적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약 1469만주)을 소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일 종가(보통주 32만9000원, 우선주 23만7500원) 기준 소각 자사주의 가치는 4조8343억원에 달합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5조1575억원에 해당합니다. SK㈜는 발행주식 전체의 약 20%로 지주사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소각 대상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입한 자사주뿐만 아니라 과거 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발생한 ‘특정 목적 취득’ 자사주도 포함됐습니다. SK㈜는 지난 2015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SK C&C(현 SK AX)와 합병한 바 있습니다.
SK㈜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수차례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는 것이 전체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상법 개정으로 특정 목적 취득 자사주 소각이 이사회 결의로 가능해진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라는 개정 취지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 (사진=SK)
SK㈜는 또 지난 2년간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재편)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크게 강화한 점도 이번 자사주 전량 소각 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K㈜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차입금은 지난 2024년 말 10조5000억원에서 2025년 3분기 8조4000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86.3%에서 77.4%로 개선됐습니다.
이와 별도로 SK㈜가 ‘고배당 기업’으로 분류될 경우 주주들은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은 기업 중,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10% 이상 배당이 증가하면 고배당 기업으로 분류됩니다. SK㈜는 지난달 2025 회계연도 기말 배당금(기준일 4월1일)을 65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지난해 8월 지급한 중간 배당금 1500원을 포함하면 연간 배당금은 총 8000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었습니다. SK㈜는 공시에서 ‘고배당기업 주식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특례’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SK㈜ 관계자는 “4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전량 소각은 투명하고 주주 친화적인 경영을 지속하고 국내 자본시장에 모범적인 선례를 남기겠다는 이사회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결단”이라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 신뢰를 강화하고 주주를 최우선에 둔 경영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SK㈜는 오는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상정한다고 이날 공시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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