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DB그룹이 최근 가상 가방·의류·소프트웨어 등 메타버스 관련 다수의 상표권을 출원했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와 맞물려 가상 환경에 대한 상표 등록이 증가하자 'DB' 상표권 방어 차원에서 출원 절차를 서두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6일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에 따르면 DB그룹의 지주사격인 DB아이엔씨는 지난달 25일 '드림빅(DreamBig)', 'DB', 'DB손해보험' 등 기존에 보유한 상표와 유사한 5개의 신규 상표 출원을 신청했습니다. 이들 상표의 지정상품에는 가상 가방·골프채·의류부터 가상환경에서의 신발판매대행업·의류판매대행업, 소프트웨어 등 메타버스와 관련한 다양한 항목을 기재했습니다.
그룹 내 모든 DB 상표권을 관리하는 DB아이엔씨가 가상 환경과 관련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정상품으로 표기해 상표 출원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회사 내에서 상표권 관리 등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문은 올해 1월과 3월 드림빅이라는 이름의 상표 30개를 출원했습니다. 의류부터 공기정화장치 및 기계, 육상차량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지정상품을 등록했지만 가상 상품·서비스는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DB아이엔씨가 지난달 25일 특허청에 메타버스 관련 상표 5건을 출원했다. 사진=특허청
현재 DB그룹 내에서 직접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금융계열인 DB손해보험입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4월 고객 상담 서비스 품질 강화와 설계사들의 영업 성과 향상을 목표로, 실제 지점의 모습을 구현한 가상 지점인 '톱(Top)1 메타지점'을 선보였습니다. 당시 회사는 "메타버스에서 전속 설계사들이 활동하며 교육 및 업무지원을 받고, 고객상담도 가능한 가상 지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다만 이번 메타버스 관련 상표 출원은 그룹 차원의 신사업 성격보다 가상 환경 관련 상표 도용을 막고자하는 목적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가상 상품·서비스 상표 출원은 지난 2021년 17건에 그쳤지만 지난해 5월 기준으로는 717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가상 가방'과 같은 상품 명칭도 허용되면서 가상 환경 관련 상표를 둘러싼 기업 간 분쟁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DB아이엔씨 관계자는 "DB그룹 내 DB손보가 지난 4월부터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 지점을 내고 영업 활동을 시작했다"며 "우선 비슷한 사업 영역에서 다른 업체가 DB 유사 상표로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해 메타버스 등 가상 환경 관련 다수의 상표권을 출원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룹 차원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진출한다기보다는 앞으로 가상 환경에서도 DB 상표권 침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