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1년 만에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고 임시예산안 가결로 셧다운 리스크를 넘기는 등 대외 여건이 개선되는 흐름에서 호재가 추가된 셈입니다.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 중인데요.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순매수 기조에 힘입어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면서 산타랠리 기대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표=뉴스토마토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는 2430~2560포인트입니다. 지난주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은 증시에 우호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있었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지정학적 리스크 제어, 중국은 수출, 반도체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악화일로로 진행 중이던 미중 갈등 양상이 다소 진정되거나 최소한 더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에는 중립 이상의 변수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 10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과는 동일했는데요. 각각 시장 예상치인 3.3%, 0.1% 상승을 밑돌았습니다. 근원(Core) CPI도 전년 동월 대비 4.0%, 전월 대비 0.2% 오르며 예상치인 4.1%, 0.3%를 하회했습니다. 물가 상승 둔화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0에 가까워졌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 확률은 지난 17일 기준 99.7%입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 물가'에서 먼 감이 있지만 지속적 둔화 기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금융시장은 긴축 종료에 더해 내년 5월 금리 인하 기대도 반영하고 있고 연준 인사들은 기대 인플레이션 자극을 막기 위해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4일엔 미국 연방정부 임시예산안도 하원을 통과하며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 리스크가 해소됐죠. 대외 여건이 나아지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재개됐는데요.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초반에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주 후반으로 가면서 상승탄력이 떨어졌다"며 "3분기 실적 시즌이 끝나가고 이번주부턴 추정치 변화율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수급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입에 관심이 쏠립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예상과는 다르게 외국인 순매수세를 보였습니다. 9~10월 간 코스피에서 4조45억원 순매도 하던 외국인은 11월 둘째주였던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1조4426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지난주에는 8517억원 순매수했죠.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강하게 매수했는데요. 오는 21일에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 이후에도 방향성이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최 연구원은 "4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여부와 내년도 실적 가이더스 변화가 관건"이라며 "국내 반도체 주가는 메모리 고정 가격 상승과 수출 회복 기대로 시장 대비 아웃퍼폼하고 있는데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추가적인 모멘텀을 줄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추세는 얼마간 유효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화해무드가 진행되면서 아시아 쪽으로 자금이 들어와 한국으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순매수 기조는 당분간 훼손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낙폭과대 대형주 등을 위주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수급이 들어오는 가운데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이 연구원은 "11월 중 2500선, 연내 2600선 돌파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 개선과 외국인 수급 개선이 뚜렷한 반도체, 미디어·교육, 소프트웨어로 포트폴리오 중심을 잡고 2차전지 소재로 트레이딩 기회를 포착하는 단기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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