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와
넷마블(251270)이 월동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넥슨과 함께 '3N'으로 불려 온 두 회사는 실적 감소로 예년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체질 개선에 나선 양사는 PC·콘솔 시장에서 장악력을 키울 준비로 분주합니다.
지난 17일 부산 벡스코 제1 전시장에 마련된 지스타 엔씨소프트 부스에 TL 포스터가 걸려있는 모습. (사진=이범종 기자)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장르 다변화와 플랫폼 확장으로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엔씨가 다음 달 7일 출시하는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는 22일부터 캐릭터 이름 선점과 외모 설정(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달 2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20일만입니다. 엔씨는 사전예약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TL은 엔씨와 함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의 약세 속 MMORPG 장르의 한계를 시험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엔씨의 모바일 게임 매출은 PC의 3배에 달하는데요. 이 부문 매출이 올해 1분기 3308억원에서 3분기 2738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이라 TL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 때문에 TL은 엔씨의 MMORPG가 더 이상 성장 동력이 아님을 주지시키는 작품이 될지, 아니면 장르가 같아도 새로운 우상향 곡선의 발판이 될 IP로 자리 잡을지 업계 안팎의 관심을 끕니다.
엔씨소프트는 "자동전투를 제외하고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 비중을 높이는 등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TL은 PC와 콘솔을 지원하지만, 국내에선 우선 PC판만 출시됩니다. 대신 PC에 게임 패드를 연결해 즐길 수 있습니다. 이 PC를 TV에 연결하면 콘솔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죠.
이 밖에 PC·콘솔 다중접속 슈팅 게임 '프로젝트 LLL', 닌텐도 스위치로 즐기는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 '블레이드 & 소울' IP를 활용한 PC·모바일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 등도 장르·플랫폼 다변화의 첨병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다만 가장 무게감 있는 LLL 출시 시점이 2025년으로 예상되는데요. 삼성증권은 20일 보고서를 내고 "2024년에는 TL과 배틀크러쉬, BSS만으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1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 마련된 넷마블 부스. (사진=이범종 기자)
넷마블도 신성장동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3분기 영업손실 219억원으로 일곱 분기 연속 적자를 냈는데요. 2024년 상반기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나 혼자만 레벨업' 등 신작 6개, '제2의 나라: Cross Worlds' 중국 출시로 상황을 뒤집을 계획입니다.
특히 지스타 2023에서 호평받은 게임 '일곱개의 대죄: Origin'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2019년 모바일용으로 출시한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2020년 2분기 게임 매출 비중 21%를 기록했는데요. 올해 3분기 자사 게임 매출 비중 5%로 7위를 기록해 장기 흥행 IP로 자리 잡았습니다.
넷마블은 이제 플랫폼을 모바일에서 PC와 콘솔로 넓히고, 원작 만화와 다른 게임 자체 이야기를 평행세계 설정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원작자가 내용을 감수하며 캐릭터별 스킬도 정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또 다른 공식 설정 이야기를 즐기려는 팬들이 모바일과 PC, 콘솔 등 각자 가진 플랫폼으로 게임에 접속하는 효과를 기대합니다.
지스타 2023 체험장에서도 넷마블은 준비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체험 기기는 PC였는데, 키보드와 마우스 외에 게임 패드로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언리얼5 엔진으로 그린 애니메이션 세상은 끊김 없이 출력됐고, 긴박한 장면에서 구현된 게임 패드 진동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기존 IP의 인기와 게임성에 대한 소문이 맞물려, 넷마블 부스에선 7대죄 시연 대기 시간이 최대 4시간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7대죄 플랫폼 확장 시너지에 따른 흥행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김남경 넷마블 사업본부장은 17일 공동 인터뷰에서 "전작을 6000만 다운로드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후속작은 2억, 3억 다운로드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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