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를 진두지휘하던 이정섭 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현 대전고검 검사직무대리)가 각종 비위 의혹으로 직무에서 배제됐습니다. 이로 인해 수원지검에서 진행하던 이 대표 관련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재명 수사 동력 약해질 것
수원지검 2차장은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각종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입니다. 2차장 산하 형사6부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관련 의혹, 공공수사부가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쌍방울 그룹 관련 의혹 수사를 각각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은 지난 20일 각종 비위 의혹으로 고발된 이정섭 전 2차장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했습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경기 용인 골프장과 강원 춘천 리조트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검사는 △처가가 운영하는 용인 골프장을 이용 현직 검사들에게 편의 제공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리조트 향응 접대 △자녀 학교 배정 관련 위장전입 △일반인 범죄 경력 대리 조회 △대마 흡입으로 입건된 처남 사건 불송치 및 무혐의 처분 관여 의혹 등을 받습니다.
2차장검사가 공석이 됨에 따라 이 대표 관련 수사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검찰 안팎에선 기존 수사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에 수사가 중단되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중간 간부가 없어 수사 동력이 다소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제보자 6월에 의원실 접촉…이재명 수사 맡기 전
수원지검에 따르면, 공석이 된 2차장 자리는 당분간 강성용 수원지검 1차장검사가 겸임합니다. 내년 초 검찰 정기인사 때까지 맡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전에 새 검사가 ‘직무대리’로 오거나 별도의 전보조치가 될 수도 있으나, 이와 관련해 법무부 측은 “인사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주목도가 높은 사건들을 수사 지휘하는 중책 자리다 보니 2차장 자리를 검사들이 꺼린다는 분위기도 전해집니다. 일각에선 이정섭 검사의 경우도 이 대표 관련 수사를 맡지 않았다면 야당으로부터 이같은 고발을 당했겠냐는 넋두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을 정치권에 제보한 이 검사의 처남댁 강미정씨에 따르면, 최초 제보는 올해 6월에 이뤄졌습니다. 강씨는 지난 2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의겸 민주당 의원실과 접촉한 건 6월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검사가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인사가 난 시기는 9월로, 이 대표 관련 수사 지휘를 맡기 3개월 전입니다.
한편 이 검사의 청탁금지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24일 제보자 강씨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각종 비위 의혹으로 지난 20일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이정섭 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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