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전환사체(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공모 메자닌을 발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과 함께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사모투자펀드(PEF) 등 메자닌 수요가 늘었기 때문인데요. 연말 북클로징 효과까지 겹치면서 사모 발행 위주였던 메자닌 시장에도 공모발행이 확대됐습니다.
CB 등 메자닌 발행은 통상 신용등급이 낮아 일반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코스닥기업에 집중되는 편인데요. 이자 수익과 함께 주가와 연동된 자본차익까지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 사모 발행으로 이뤄져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습니다.
사무 위주로 발행되던 메자닌 시장에 공모 발행이 늘어난 것은 지속된 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CB 등 메자닌의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을 추구할 수 있어 이자율이 낮은 편인데요. 표면금리와 만기금리가 0%인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최근 금리 상승으로 메자닌의 채권 이자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발행사 입장에선 신주 발행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과 함께 이자까지 감당해야 하죠.
더구나 지난 2021년부터 CB 등 메자닌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데요. 메자닌 수요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과거 메자닌은 하향 ‘리픽싱’(전환가액 조정)만 가능했는데요. 때문에 주가 하락 후 상승장에도 낮은 전환가를 통해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죠. 그러나 2021년부터 상향 리픽싱이 의무화되면서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을 기대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통상 메자닌의 차익 기대가 어려운 경우 발행사들은 또 다른 메자닌 발행을 통해 차환해 왔는데요.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메자닌을 발행할 경우 전환가가 낮아져, 주식전환에 따른 차익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같은 차환 발행도 쉽지 않아졌는데요.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메자닌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니즈가 맞아 성장해 왔지만, 상향 리픽싱이 의무화되면서 메자닌 수익 기회도 함께 줄었고 투자자들의 수요가 줄었다”면서 “연말을 맞아 기관투자자들의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도 늘어나면서 발행사들의 메자닌 차환도 힘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수앱지스의 경우 메자닌 차환 발행 대신 공모 메자닌 발행을 택했는데요. 과거 발행했던 800억원 규모의 CB 상환을 위해 500억원의 공모 CB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또 KG모빌리티는 작년 쌍용차를 인수 비용 1505억원을 공모 BW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디와이디는
삼부토건(001470) 인수 자금으로 공모 BW로 250억원을 조달하며, 셀루메드는 채무 상환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BW를 발행합니다.
공모 메자닌의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상향 리픽싱이 없고 주식전환 시점도 짧은 편인데요. 전문가들은 메자닌 투자에는 원금회수 여부를 최우선 순위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앞선 관계자는 “메자닌의 경우 주가 차익 기대로 이자율이 낮고 유동성 부족으로 메자닌을 발행하는 한계기업들도 있다”며 “메자닌 투자는 발행사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장기업들의 공모 메자닌 발행이 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슴.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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