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최근 삼성전자의 내년도 사장단 인사에서 노태문 사장이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에 유임됐습니다. 올해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성과 등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시 한번 갤럭시사업을 이끌게 된 노 사장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인공지능(AI) 폰', '폴더블폰 대중화'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무선사업부장에 취임한 노 사장은 내년에도 모바일사업을 총괄하게 됐습니다. 노 사장은 1997년 무선사업부 개발3팀을 시작해 △차세대제품그룹장 △혁신제품개발팀장 △상품전략팀장 △개발2실장 등을 거친 후 2018년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새로운 폼팩터(제품 유형)의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주도해 업계 안팎에서 '미스터(Mr.) 폴더블'로 불리기도 합니다.
노 사장이 지휘하는 MX사업부는 올해 반도체 불황 속에서 삼성전자의 구원투수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3분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3조7500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3개 분기 연속 적자로, 상반기 영업손실(8조9400억원)까지 더하면 올해 낸 반도체 적자만 12조6900억원에 달합니다. 반면 MX를 포함하는 디바이스경험(DX)사업부는 3조7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반도체부문에서 낸 조단위 적자를 상쇄했습니다. 상반기까지의 DX부문 영업이익은 8조400억원에 이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지난 7월2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국내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 사장의 우선 과제는 폴더블폰 대중화입니다. 노 사장은 올해 7월 국내에서 판매되는 갤럭시 최고급 스마트폰 3대 중 1대를 폴더블 제품으로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는 폴더블폰 판매가 갤럭시노트 시리즈 판매량에 근접한 판매량을 달성했다"며 "올해 한국에서는 노트 판매량을 넘어서고, 삼성 폴더블 제품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3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대 점유율에 그치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미입니다.
업계는 노 사장이 글로벌 선두 핵심 전략으로 AI 스마트폰을 앞세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X사업부는 내년 1월 중순 생성형 AI 기술을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세계 첫 AI폰이라는 타이틀과 실적 개선을 위해 예년보다 2~3주 공개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대표 AI 기능은 '실시간 통역 통화'입니다. 사용자가 모국어로 이야기하면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해 주는 형태입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유럽연합(EU)과 영국에서 'AI 폰', 'AI 스마트폰' 상표 2종을 출원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노트북, 태블릿 등 다른 제품군으로 AI 기술 탑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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