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하나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이 국제선 온라인 항공권에 대한 '영업시간 외 항공권 취소불가' 조항을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24시간 내 취소할 경우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최대 90일로 지나치게 길었던 '항공권 취소 대금 환급 기간'도 2주로 당겨집니다.
다만 공정당국은 항공사·여행사 간 환불시스템 자동화를 고려해 시스템 개발 등 내년 6월까지 '이행 기간'을 부여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주요 여행사 8곳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8개 여행사는 하나투어, 모두투어네트워크, 인터파크트리플, 참좋은여행, 온라인투어, 타이드스퀘어, 노랑풍선, 마이리얼트립 등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2576건입니다. 이 중 1643건(63.8%)이 여행사가 판매한 항공권으로 인한 분쟁이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국제선 항공권 온라인 판매 약관에 대해 직권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심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자신들의 영업시간 아닌 평일 17시 이후, 주말 및 공유일에도 항공권을 판매하면서 취소업무는 하지 않았습니다. 여행사가 영업시간외 취소접수를 하지 않아 발생한 수수료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부담해 왔습니다.
국내 국제선항공사들은 발권 후 24시간 내 고객이 취소요청을 할 경우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면제 혜택이 여행사들의 약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일례로 고객이 11월 24일 항공권 구매 후 출발 91일 전인 12월 1일 금요일 19시 구매취소를 신청했다면, 여행사는 다음 영업일인 12월 4일 월요일에 취소접수를 처리하게 됩니다. 이 경우 고객은 출발일 기준 90일 전에 구매취소를 신청했음에도, 여행사가 항공권을 취소한 날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주요 여행사 8곳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여행사 불공정약관 예시.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에 따라 발권 당일 취소 건에 대해서는 항공사의 취소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조치합니다.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도 24시간 이내 수수료 없이 취소가 가능해집니다.
주말 및 공휴일 등 영업시간 외 취소할 경우에도 고객이 취소를 요청한 날을 기준으로 취소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시정합니다.
이외에도 영업일 기준 최소 20일에서 최대 90일로 지나치게 긴 항공권 취소 대금 환급 기간도 2주 이내로 반환하도록 조치합니다. 여행사는 환급 기간이 2주 이상으로 길어지는 경우 소비자에게 개별 통지해야 합니다.
다만, 온라인투어와 모두투어를 제외한 6개 여행사에 대해서는 자동환불시스템 구축 때까지 이행 기간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행 기간은 내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이행 기간 종료 전까지는 기존 약관이 적용됩니다.
김동명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이번 시정 조치와는 별개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16개 항공사가 여행사를 통한 발권 취소 시에도 24시간 이내 무료 취소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항공사들의 노력이 '항공교통서비스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항공, 여행 등 국민 생활 밀접 분야에서 소비자 이익 저해 행위를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불공정약관을 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주요 여행사 8곳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여행사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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