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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 톡신 전쟁은 제약업계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눈길을 끌고 있다. 메디톡스는 올해 대웅제약과 2심에 들어갔고, 휴젤과는 ITC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톡신과 관련된 주요 3사에 '법률 리스크'가 꼬리표로 따라다닌다. <IB토마토>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주요 3사를 중심으로 톡신의 경쟁력, 기초체력 등을 짚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대웅제약(069620)이 미국서
메디톡스(086900)와 보툴리늄 톡신(나보타) 관련 합의를 했지만, 국내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월 메디톡스와 민사소송 1심 패소로 여전히 법률 비용 증가 우려가 높은 상황이어서 대웅제약은 나보타 지키기와 해외 시장 확대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웅제약 전경.(사진=대웅제약)
지급수수료 1000억원대 돌파…소송 후폭풍 있을까
올해 2월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의 균주 도용과 관련된 국내 민사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법률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재판은 지난 2021년 메디톡스와의 ITC소송에서 합의로 마무리한 이후 첫 판결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곧바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항소했고 2월17일 판매 중지 등에 대한 집행정지가 결정되면서 현재 나보타는 원활하게 판매되고 있다.
수년간 지속되는 소송으로 대웅제약의 법률비용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올해 3분기 기준 지급수수료는 10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57억원)와 비교해 8.25% 늘었다. 통상 법률비용은 지급수수료 계정에 분류된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법정 공방이 시작된 2017년부터 지급수수료 추이를 살펴보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2017년 지급수수료는 677억원 수준이다. 이후 2019년(1085억원)부터 1000억원대를 기록하기 시작해 2020년 1294억원, 2021년 1267억원, 2022년 1319억원 순으로 몸집을 키웠다. 특히 지금까지 지급수수료가 1000억원대를 넘어서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돌파하기 시작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소송 비용은 대부분 지급수수료로 분류되는 건 맞다"라며 "다만, 소송비용 외에 판매수수료, 신용카드 결제수수료 등 이외 항목이 포함됐기 때문에 특정 항목에 대한 비용 때문이라는 것은 알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2월에 1심 패소 후 곧바로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항소했지만 패소로 인한 법률 리스크가 내재된 상황이다. 당시 서울중지방법원은 메디톡스의 손을 들면서 대웅제약에게 △균주 인도 △제품 제조 및 판매 금지 △완제품 및 반제품 폐기 등의 처분과 함께 손해배상액 400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대웅제약은 곧바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당장 비용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현재 기타충당부채 등으로 잡혀 있기 때문에 향후 현실화가 될 경우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특히 손해배상액으로 인식된 금액은 전체 부채의 4.68%에 달하는 수치다.
나보타 매출 1133억원 달성…중국 시장 발판 삼아 수출 확대 준비
법정 공방이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대웅제약이 나보타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있다. 대웅제약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중 미국 시장에 최초 진출해 시장점유율 1위를 꿰찬 상황에서 내년에 중국 시장 진출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 당초 목표한 나보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나보타의 매출액은 1133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누적기준 1079억원)보다 5%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대웅제약이 국산 보툴리눔 톡신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웅제약은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미국에서 시장점유율이 10%를 넘어섰고, 최근 2년간 미국에서 연평균 6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총 60만 고객이 에볼루스 리워즈에 가입했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해 시술 받은 횟수는 누적 100만 건을 넘어선 영향도 컸다.
이에 대웅제약이 목표했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공개했던 자료에서 연평균 20%씩 해외 매출을 증가시킨다는 목표가 실현되고 있으며,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나보타의 품목허가를 신청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보타로 사각턱 개선 적응증에 대한 품목 허가를 얻은 데 이어 올해 편두통 치료제에 대한 임상도 일사천리 진행되고 있어 치료목적으로서의 역할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 판매량을 2030년까지 연평균 20%씩 성장시켜 해외 수출로만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목표했다. 실제 나보타는 출시된 이후로 매년 외형성장을 이루고 있다. 대웅제약이 항목별 매출 자료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1년 나보타 매출은 796억원 수준이지만 2022년에는 1421억원을 기록했다. 한해만에 70%를 넘는 매출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대웅제약이 당초 제시한 20% 성장률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300만 바이알 규모의 나보타 3공장 건립을 통한 생산량 증가(총 1800만 바이알) 및 나보타의 치료시장 진출 등으로 오는 2030년까지 나보타 매출이 연평균 20%씩 성장한다면 수출액만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20%를 넘어서는 성장률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가장 먼저 공략했던 미국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얻은 가운데, 중국 시장 진출도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중국에서 나보타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의 미국 파트너사인 이온바이오파마가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주보(ABP-450)'의 만성 편두통 임상2상 환자 등록을 마쳤다. 전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55%가 치료시장이기 때문에 향후 소송으로 인해 판매 정지가 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만성 편두통) 임상 2상은 이온바이오파마가 자체 개발한 신규 주사법을 활용해 경쟁 제품 대비 더 적은 횟수로 주사해실시될 예정이며, 만성 편두통 임상 2상이 속도를 내고 있어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의 치료시장 진입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나보타의 국내외 사업확대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미용시장은 물론 빠른 시간 내 글로벌 치료시장까지 진출해 전 세계 대표 톡신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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