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얼어붙었던 코인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2024년에 대한 기대로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코인 시장은 올해도 추웠습니다.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여파가 컸습니다. 투자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요. 해당 코인을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대표 권도형씨는 도피 끝에 올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됐습니다. 투자 피해 관련 형사사건은 내년 범죄인 인도 재판 결과와 현지 당국 결정에 따라 한국 또는 미국에서 다뤄질 전망입니다.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 불거진 로비 의혹은
위메이드(112040) 코인 위믹스 사업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과 함께,
위메이드(112040) 코인 위믹스 관련 'P2E 입법 로비설'도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5월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회, 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소문이 무성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이에 위메이드는 같은 달 위 회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8월에는 5억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냈습니다.
앞서 위믹스는 지난해 12월8일 유통량 위반 등으로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닥사) 소속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돼 미래가 불투명했습니다. 하지만 2월 코인원, 11월 고팍스, 이달 코빗과 빗썸에 상장·재상장되며 국내 코인 거래소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2월 2000원대였던 위믹스 가격은 현재 4000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인 거래소들은 생존을 위한 출혈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국내 5대 거래소 중 빗썸과 코빗이 10월부터 수수료 전면 무료를 시작했고, 고팍스는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유에스디코인 등 네 개 코인 거래 수수료를 없앴습니다.
효과는 나타나고 있습니다. 28일 국내 5대 거래소의 스팟(직전 24시간) 거래량은 업비트가 55.7%, 빗썸이 41.1%, 코빗 1.57%, 코인원 1.26%, 고팍스 0.29% 순입니다. 수수료 무료 정책 시행 전인 9월 평균 점유율이 업비트 87.2%, 빗썸 10.8% 코인원 1.7%, 코빗과 고팍스 각각 0.1%였던 점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거래소들은 이용자 확보에 이어 코인 '불장'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초 1만6500 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4만 달러대로 뛰면서,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코빗이 4일~31일 TV 방영하는 거래 수수료 무료 광고. (사진=코빗)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연초 비트코인에 대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지가 이목을 끕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여서, 거래소나 개인 지갑을 거치지 않아도 비트코인을 간접 소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통 금융시장에 가상 자산이 편입·관리되면 신뢰가 높아지고 기존 금융권의 자본 공급량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선 비트코인 불장이 내년에도 계속되길 바라지만, 무료 수수료 정책으로 확보한 고객들이 유료 전환 이후에도 남아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깊습니다. 행사 기간에 가입해 혜택만 누리고, 유료 서비스가 시작하면 나가버리는 '체리 피커'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확보한 이용자가 자사 서비스의 장점을 알아가도록 하겠다는 게 거래소들의 전략입니다.
2023년은 코인 이용자 보호 대책이 마련된 해이기도 합니다. 6월 국회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돼 내년 7월19일 시행되는데요.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이용자 자산 보호 의무를 부과하고,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과 과징금 부과 등 근거도 마련됐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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