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올해 1분기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비전 프로를 내놓으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확장현실(XR)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올 하반기 새로운 XR 기기를 내놓으며 애플의 시장 장악력 견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 1분기 미국에서 비전 프로 정식 판매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2월 출시를 목표로 비전 프로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1월 말까지 고객용 제품을 준비해 2월 소매점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비전 프로의 출하량은 50만대 규모로 관측됩니다.
구체적인 출시일에 대한 전망도 나왔습니다. 애플 소식 전문 매체 맥루머는 지난 2일 중국 투자자 뉴스 서비스인 월스트리트 인사이트를 인용하며 "애플이 이달 마지막 주에 비전 프로를 출시할 것"이라며 "출시일은 미국 기준 금요일인 26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전 프로의 예상 출고가는 3499달러(약 460만원)입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지난해 6월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처음 공개한 MR 헤드셋입니다. M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간 상호작용을 돕는 기술입니다.
애플의 비전 프로는 그동안 부진을 겪던 VR·AR·MR을 아우르는 XR 시장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해 글로벌 AR·VR 헤드셋 출하량이 전년보다 8.3% 줄어든 810만대로 예상되나 올해 출하량은 전년보다 47% 성장해 반등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IDC는 "비전 프로 출시가 올해 VR·AR 시장 강화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애플이 지난해 6월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애플
삼성전자도 XR 기기 시장 참전을 예고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퀄컴·구글과 함께 차세대 XR 생태계를 구축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XR 기기를 만들고, 퀄컴과 구글은 각각 반도체와 운영체제(OS) 영역을 담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XR 기기에는 퀄컴이 지난 4일 선보인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플랫폼은 VR·XR 기기에 특화한 반도체 칩입니다. 퀄컴은 앞으로 삼성과 구글이 이 플랫폼을 활용한 XR 기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기 형태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삼성·구글이 개발할 제품이 애플의 비전 프로에 대항할 헤드셋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XR 기기를 올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 시리즈와 함께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선보일 XR 헤드셋은 애플의 비전 프로와 경쟁하도록 설계됐다"며 "회사는 올 하반기 갤럭시Z 플립6와 함께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의 신규 XR 기기 초기 생산량은 3만대 정도로 예상됩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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