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건설업계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새해 첫 달 대도시 주요 입지에서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에 나섭니다.
건설업계는 지난 2022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가 모두 도시정비사업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고금리과 공사비 상승 등 대내외적 악재로 전체 수주액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업황 부진을 겪었습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도시정비사업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서울 한강변과 여의도, 부산 등 수익성 높은 사업지를 선점해 불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대형사 중 SK에코플랜트가 올해 첫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SK에코플랜트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 791-108번지 일대에 아파트 598가구를 건립하는 ‘미아11구역 재개발’ 사업에 단독 응찰했습니다. 큰 변수만 없다면 오는 20일 열리는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선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산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조감도 (사진=부산시 정비사업 통합홈페이지)
새해 첫 대형 건설사 간 경쟁입찰 격전지로는 부산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이 꼽힙니다. 지난해 시평 1위 삼성물산과 7위 포스코이앤씨가 맞붙으며 시공사는 27일 열리는 총회를 통해 선정될 예정입니다.
양 사는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2022년 대비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상승한 유이한 기업들입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촉진 2-1구역은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인허가 변경 없이 즉시 시공이 가능한 사업계획을 제안했다"며 "뿐만 아니라 글로벌 건축설계사와 협업해 부산 최고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기 위한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요건설사 2023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및 2022년 대비 증감율. (그래프=뉴스토마토, 자료=각 사)
지난해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4조6121억원) 자리를 지킨 현대건설은 올 하반기 재건축 사업의 초대어로 꼽히는 압구정아파트지구에 사활을 걸 예정입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압구정 재건축 수주 TFT(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습니다.
현대건설은 해당 TFT를 통해 압구정아파트지구 재건축 수주를 위해 입찰 전 단계부터 선제적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한남동과 성수동 등으로 이어지는 한강변 도시정비사업 수주까지 연계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이르면 올 하반기 본격화될 압구정아파트지구 재건축 수주전은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이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를 들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현대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건설은 압구정아파트지구의 핵심인 2,3,4 구역 일대를 고 정주영 선대회장이 직접 챙겼던 만큼 다양한 특화 설계를 들고 '압구정 주인'을 자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사업지 수주전이 본격화 되면 시평 1위 삼성물산의 참여도 유력합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발표한 차세대 주거모델 '래미안 더 넥스트'를 내세워 압구정 수주전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입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압구정은 초고층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넥스트 라멘 구조 등의 적용이 용이하다"며 "기존에 발표한 래미안 더 넥스트 등을 적용해 압구정 위상에 걸맞은 차별화된 제안과 상품 개발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의도와 노량진, 한남동 등 한강변 일대 주요 사업장도 상반기 주요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여의도의 경우 지난해 시공사 선정이 불발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단연 화두입니다.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이 시공사 재선정을 위해 속도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에 참여할 유력 업체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만 양 사는 이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입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탁사에서 입찰 공고가 나오면 그에 맞춰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부도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국토부 등 정부관계기관은 이달 중으로 국민 선호도가 높은 도심의 주택 공급을 늘리는 내용의 주택공급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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