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 2심 유죄…1심 뒤집혀
홍지호·안용찬 전 대표 등 13명 전원 유죄…피해자·시민단체 "형량 가벼워"
2024-01-11 17:00:54 2024-01-11 17:00:54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유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가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안승훈·최문수)는 11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 등 13명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어떠한 안전성 검사도 하지 않은 채 판매를 결정해 공소사실 기재 업무상 과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각 회사에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를 종합해볼 때 '가습기 메이트' 원료인 CMIT·MIT가 폐 질환이나 천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일부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형량이 가볍다며 이번 피해자의 규모와 심각함을 볼 때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선고가 끝난 뒤 환경운동연합 등의 기자회견에서 한 피해자는 "1800명을 죽인 살인자들에게 고작 금고 4년이 뭐냐"면서 "대기업에게는 유전무죄, 없는 사람에게는 가혹하리만큼 형을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선고공판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조순미(오른쪽 두번째) 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금고 4년형을 선고했다. (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