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820조원 규모의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은 지난해 12월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파트너사인 미국 얀센의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함께 쓰는 병용요법으로 허가 신청한 상황입니다.
오병용
한양증권(001750) 연구원은 "J&J(얀센 모회사)는 신약 허가신청과 함께 FDA(미국 식품의약국) 우선심사를 신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 20일쯤 우선심사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선심사가 지정되면 한국 신약 최초이며, 6개월 안에 신약승인일이 잡히게 되고, 빠르면 8월에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FDA 승인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GC
녹십자(006280)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를 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습니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 불리는 1차 면역결핍증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입니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은 의미가 큽니다. 미국 시장에 국내 개발 혈액제제가 허가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혈액제제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요해 공급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향후 미국 시장에서 알리글로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셀트리온(068270)은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 미국 시장 성공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짐펜트라는 인플릭시맵 의약품 중에선 유일한 피하주사 제형의 의약품으로 정맥주사와 비교하면 사용이 편리합니다. 이에 셀트리온 측은 미국에서 약값을 더 비싸게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 공략시 직접 판매도 있겠지만 판매제휴와 인수합병 등의 형식을 통해 전략적인 방법을 짜는 게 수월하다. 녹십자 사례를 보듯이 제품력이 탄탄하면 신약이어도 깐깐한 FDA 허가 심사도 가능하다고 보인다"면서 "일단 제품력이 1차적으로 바탕이 돼야 하고, 부수적인 것들이 가격 경쟁력과 협업파트너사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사보험시장이 큰 만큼 이에 대한 등재전략도 별도로 갖춰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단 지적도 제기됩니다. 기업의 경우 산업적인 차원에서 다국적 제약회사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정부 차원에선 생산과 도큐멘테이션(자료 문서화·체계화), 국가 인허가 기관이 양허할 수 있는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미국의 보험사 같은 경우는 민간이 접근하기에 어렵고, 다국적 제약회사가 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컨택포인트 확보가 중요하다"면서도 "현 정부에선 제약바이오 분야에 연구개발 지원에만 집중돼 있는데,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 속도에 맞게 정부의 정책도 그 단계에 맞게 맥을 짚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도 식약처나 FDA에 가서 글로벌 임상 받은 부분에 대해 국내 데이터들을 서로 간에 호환성 있게 교환하는 등의 디테일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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