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10명 중 4명은 사상 초유의 현재권력과 미래권력 간 정면충돌 승자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꼽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승자'라는 응답은 국민 10명 중 1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30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1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3%는 '최근 있었던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 간 충돌 혹은 갈등에서 누가 더 정치적 이득을 얻은 승자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한 비대위원장'을 지목했습니다. "두 사람 다 패자"라는 응답이 24.9%로, 뒤를 이었습니다. 또 16.3%는 "두 사람 다 승자"라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승자"라는 응답은 10.7%에 그쳤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7.8%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휩싸인 김건희 여사의 사과 여부를 놓고 엇박자를 냈는데요. 대통령실은 지난 21일 '사천'(김경율) 논란을 표면적 이유로 들며 한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한 비대위원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이 강하게 충돌했습니다. 이틀 만인 23일 두 사람은 서천 화재 현장에서 조우했고, 윤 대통령 권유로 함께 대통령 전용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29일에는 두 사람이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기도 했습니다.
70세 이상도 "승자는 한동훈"…영남도 "한동훈 승"
조사 결과를 보면 성별과 연령, 지역을 불문하고 두 사람의 충돌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승자'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먼저 성별로 보면 남성은 한동훈 46.9% 대 윤석열 10.2%였습니다. "두 사람 다 패자"라는 응답도 23.8%로 적지 않았습니다. 여성은 한동훈 33.8% 대 윤석열 11.3%였고, "모두 패자"라는 응답도 25.9%나 됐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한 비대위원장을 승자'로 바라본 응답이 앞섰습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와 70세 이상에서도 '한 비대위원장을 승자'로 꼽은 응답이 높았습니다. 20대 한동훈 38.6% 대 윤석열 10.3%, 30대 한동훈 40.7% 대 윤석열 8.9%, 40대 한동훈 37.6% 대 윤석열 11.1%, 50대 한동훈 41.2% 대 윤석열 9.5%였습니다. 40대와 50대는 "두 사람 다 패자"라는 응답 또한 각각 33.6%, 30.6%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60대 한동훈 47.9% 대 윤석열 9.0%, 70세 이상 한동훈 34.8% 대 윤석열 16.7%로 나왔습니다. 70세 이상에선 "두 사람 다 승자"라는 응답이 21.4%로, 다른 세대에 비해 높았습니다.
지역별로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서울 한동훈 44.3% 대 윤석열 11.3%, 경기·인천 한동훈 42.1% 대 윤석열 10.4%, 대전·충청·세종 한동훈 41.4% 대 윤석열 7.5%, 광주·전라 한동훈 36.3% 대 윤석열 15.1%였습니다. 대전·충청·세종에선 "두 사람 다 패자"라는 응답이 29.0%로 집계됐습니다. 보수 지지세가 영남에서도 한 비대위원장이 우위를 보였습니다. 대구·경북(TK) 한동훈 40.8% 대 윤석열 11.2%, 부산·울산·경남(PK) 한동훈 35.9% 대 윤석열 10.4%로 나왔습니다. 대구·경북의 경우 “두 사람 다 승자”라는 응답이 22.4%로 비교적 높았습니다. 강원·제주는 한동훈 30.2% 대 윤석열 9.3%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사진)
보수·진보 '진영 불문' "승자는 한동훈"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 한동훈 36.2% 대 윤석열 9.7%로 집계됐습니다. "두 사람 다 패자"라는 응답도 32.0%로, 3분의 1가량이 두 사람 간 충돌을 부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보수층 한동훈 48.0% 대 윤석열 12.5%, 진보층 한동훈 36.8% 대 윤석열 10.1%로, 진영을 가리지 않고 한 비대위원장을 승자로 봤습니다. 또 진보층의 경우 34.5%가 "두 사람 다 패자"라고 답했습니다.
총선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절반 가까이가 한 비대위원장을 승자로 바라봤고, 윤 대통령을 승자로 선택한 응답은 10%도 채 안 됐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 한동훈 49.0% 대 윤석열 6.5%였습니다. "두 사람 다 승자"라는 응답도 30.7%로 높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층 한동훈 31.7% 대 윤석열 14.0%로 나온 가운데 "두 사람 다 패자"라는 응답은 41.7%로 40%를 상회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10명이며, 응답률은 3.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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