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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비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일반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경영효율 지표도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실적이 호조세를 나타냈다. 다만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지주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과제로 꼽히던 비은행 기여도는 재차 하락해 2016년 이래 최저점을 찍었다.
하나금융지주(사진=하나금융)
비이자이익 중심 성장 '주목'
지난달 31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간 누적 일반영업이익은 10조8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성장했다. 이자 이익은 직전연도에 비해 적지만 수수료이익과 매매평가익을 챙긴 덕분이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8조9532억원으로 지난 2022년에 비해 0.6% 감소했다. 반면 수수료 이익은 같은 기간 5.4% 성장한 1조7961억원, 매매평가익은 453.2% 증가한 863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초 외국환 등 사업역량을 극대화해 수익기반을 다변화를 위해 노력한 덕분이다.
수수료이익 부문에서는 여신·외환관련 수수료가 22.5%,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가 4.5%, 기타수수료가 74.9% 성장해 수수료이익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인수주선수수료와 자문 수수료, 신용카드 수수료는 전년 대비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의 성장에는 하나은행의 공이 컸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767조9740억원으로, 전년 말 729조5520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이 중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지난 2022년 566조원에서 5.5% 증가해 약 75%(약 597조원)을 차지한다.
하나은행의 일반영업이익에서도 이자이익보다는 수수료이익과 매매평가익의 성장이 돋보였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7조9174억원으로 전년 7조6087억원 대비 4.1% 증가했다. 반면 수수료이익은 7712억원에서 8708억원으로 12.9%만큼 규모를 키웠고 매매평가익은 같은 기간 4407억원에서 두 배 가 넘는 114.2% 성장을 기록했다.
원화 대출도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원화대출금은 290조4490억원으로 전년 273조9720억원애서 6%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 증가가 원화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129조1440억원에서 128조4030억원으로 줄어든 것에 반해 기업대출금은 144조8280억원에서 162조460억원으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2022년 4분기 말 19조6490억원에서 지난해 말 25조8400억원으로 31.5% 증가했다.
경영효율도 챙겼다. 전년 대비 총영업이익 대비 판관비 비율(CIR)도 하락했다. 해당 지표는 낮을수록 효율적인 경영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경영 효율성을 보여주는 CIR은 지난 2022년 말 41.9%에서 지난해 말 40.6%까지 하락했다.
비은행 강화, 여전히 과제
일반영업이익 증대 등을 이룬 하나금융지주지만, 수년째 과제로 남아있는 비은행 강화는 지난해에도 해결하지 못했다. 지난해 하나금융 비은행 부분 기여도는 전년 대비 대폭 하락한 5.5%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32.9%에 이어 2022년에는 18.9%까지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3.4%p 하락한 5.5%로 곤두박질쳤다. 은행 실적은 대폭 올랐으나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2022년 3조9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하나은행은 지난해에도 다시 최고 실적을 올렸다. 하나은행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7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반면 비은행 주요 계열사는 울상이다. 하나캐피탈은 전년 대비 27.4% 떨어진 2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하나카드 1710억원 ▲하나자산신탁 809억원 ▲하나생명 65억원으로 각각 10.9%, 3.6%, 62.3% 하락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하나증권과 하나저축은행은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22년 하나증권의 누적당기순이익은 1260억원에서 지난해 말 270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 일반영업이익에서 일반관리비와 충당금 등 전입액을 빼 영업이익을 낸다.
하나증권의 지난해 일반관리비는 5541억원으로 지난해 이자이익 등 일반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4327억원 보다 이미 1214억원이 많다. 여기에 충당금 등 전입액까지 더해 영업이익에서 3340억원의 적자를 내게 됐다.
하나저축은행은 하나증권과는 다른 구조로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의 일반영업이익은 948억원으로,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535억원에 달하지만 충당금 등 전입액이 692억원에 달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주요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나증권의 경우 지난해까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평가손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IB투자자산 관련 평가손과 충당금 적립, CFD(차액결제거래) 펀드 보상 등 일회성 비경상요인이 있었다. 게다가 2022년과 2023년 1조원가량 손실을 선제 반영해 시장이 악화되더라도 추가 손실이 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부사장은 "선제적 비용 집행이 지난해 4분기까지 마무리된 만큼 올해는 보다 실적 개선을 실현하겠다"라며 "일회성 요인인 전년 기저효과와 하나증권의 턴어라운드가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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