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하락에 은행 '절세혜택' ISA통장도 시들
ISA 전용 예적금 금리, 일반 상품보다 낮아
2024-02-05 16:51:40 2024-02-06 08:11:36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을 강화했지만 은행권 ISA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ISA 전용 예금 금리가 일반 예금 상품보다 금리가 낮으면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ISA 가입자, 은행 줄고 증권 늘어
 
(그래픽=뉴스토마토)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ISA 가입자 수는 은행이 99만356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권사가 393만8206명인데요. 전년도인 2022년 말과 비교해 은행 가입자 수는 105만7838명에서 6만4276명 줄어든 반면 증권사는 357만2230명으로 36만5976명 더 늘었습니다.
 
은행 ISA 계좌 투자금액은 금융권 내에서 가장 많은데요. 최근에는 이 격차도 좁혀지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은행 ISA(11조7112억원)와 증권 ISA(6조9145억원) 투자금액 격차는 4조7956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은행(13조6840억원)과 증권(9조7964억원) 투자금액 차이는 3조8876억원으로 줄었습니다.
 
ISA통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개인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형성을 지원하려는 취지로 도입한 절세계좌입니다. 한 계좌에 예적금, 채권, 국내 상장주식, 펀드, 리츠,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하며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운용방식에 따라 △일임형 △신탁형 △투자중개형ISA로 구분됩니다. 이 중 하나의 형태로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국내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 중개형의 경우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은행에서는 신탁형·일임형에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투자상품과 기관이 투자를 진행하는데 상대적으로 중개형에 비해 투자자 자율성이 낮습니다.
 
금리 인하 사이클 매력 떨어져
 
은행의 경우 신탁형 ISA가 주를 이루는데요. 은행 신탁형 ISA 전체 금액중 예·적금 비중은 96%에 달합니다.
 
그런데 은행권 ISA 계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매력이 떨어집니다. 은행의 신탁형 ISA 운용상품인 정기예금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ISA 전용 예금 금리(12개월)는 연 3.10~3.38%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은행권 정기예금 상품보다도 낮은 금리입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12개월)는 3.50~3.90%에 형성돼있습니다. 전월 신규판매 상품 금리의 평균값을 의미하는 전월취급 평균 금리(12개월)도 3.33~4.02%로 집계됐습니다.
 
ISA 계좌 비중은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높은 투자중개형이 높은데요. 지난해 말 증권사 ISA 가입자(393만8206명) 중 투자중개형 가입자(388만9407명) 비중은 98.7%에 달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ISA 계좌 가입을 희망하는 고객은 투자중개형 가입 비중이 높다"며 "은행은 신탁형과 일임형 가입만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세제 혜택이 강화돼도 증권사 가입 고객이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투자성 상품이 다양한 증권사가 개인의 여러 니즈를 맞추기에 더욱 적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일임형 ISA의 경우에도 은행 매력도가 떨어졌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은행권 일임형 ISA 계좌 평균 수익률은 8.89%입니다. 같은 기간 증권사는 9.61%로 은행 수익률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3년치 수익률을 살펴보면 은행권은 5.42%로 집계돼 증권사 4.47%보다 높았습니다.
 
일임형 '초고위험' 상품의 경우 증권사 수익률이 은행보다 높았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임형 ISA 상품의 최근 1년치 수익률 중 '초고위험'의 경우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 우리 일임형 국내우량주 ISA (공격형)이 14.2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그외 국민은행 ' KB국민 만능 ISA 고수익추구 S형(안정배분형)'이 14.08%,  'KB국민 만능 ISA 고수익추구 해외투자형'이 13.59%로 뒤를 이었습니다. 
 
증권사의 경우 에스케이증권의 'SK-ISA 공격형B' 상품이 19.04%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높았습니다. 이밖에 메리츠증권 '메리츠 ISA 고수익지향형B' 18.55%, 키움증권 '키움기본투자형(초고위험)' 17.8%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 '만능통장' ISA 세제 혜택 강화
 
 
서울 시내의 은행 대출 창구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정부는 ISA 세제 혜택을 강화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7일 기존 2000만원이던 ISA 연간 납입한도를 4000만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사람이 계좌당 총 1억원까지 납부할 수 있던 납입한도가 2억원으로 늘어납니다. 비과세 한도도 일반형은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서민형은 4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됩니다. 비과세 한도를 넘어서는 초과분은 기존대로 9.9%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됩니다.
 
또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해 이자 및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ISA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기존 신탁형, 일임형, 중개형에 이어 새롭게 만들어지는 국내투자형은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펀드에만 투자가 가능한 상품입니다. 비과세 혜택은 없지만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분리과세 혜택(15.4%)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