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서울의 승부처로 꼽히는 한강 벨트에 자리한 지역구 의석 총 11석 중 용산을 제외한 10석을 민주당이 가져갔습니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에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의힘이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기 때문에 섣불리 어느 당의 승리를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변수는 개혁신당 후보들의 출마 여부입니다. 서울에서 3자 구도로 치러질 경우 민주당 우세가 혼전 양상으로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용산, 신정치 1번지 부상…민주, 전략공천 유력
한강 벨트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신정치 1번지'로 부상한 용산입니다.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4선의 권영세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습니다. 민주당에선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이 출마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선 권 의원이 0.66%포인트 차이로 강 전 부시장에게 간신히 이겼지만, 최근 5번의 총선에서 4번을 보수정당 후보가 용산에서 승리했던 만큼 민주당에는 어려운 지역으로 꼽힙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에 대한 전략공천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용산에서 승리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의 측근 인사인 권 의원이 출마한 데다, 용산은 대통령실이 자리 잡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한강 벨트 지역구 중 여야 후보가 가장 먼저 확정된 곳은 광진을입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고 의원은 50.37%의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 당시 맞상대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47.82%)으로, 2.55%포인트 격차로 패했습니다. 바로 옆 동네인 광진갑에선 전혜숙(민주당) 53.68% 대 김병민(미래통합당) 40.60%로, 10%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전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반대로 지난 대선과 광진구청장 선거에선 국민의힘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한강 벨트의 중심에 놓인 중·성동을도 격전지로 꼽힙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이곳은 국민의힘에서 하태경 의원,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천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선 박 의원이 지상욱 전 의원과 대결에서 4.69%포인트 격차로 이긴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중·성동갑에는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과 권오현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민주당에선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지역에서 재선을 지낸 임 전 실장은 송파갑 등 다른 지역 출마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이 지역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출마했을 당시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크게 승리했습니다.
동작을 나경원 출격…탈환 땐 총선판 '지각변동'
마포을도 관전 포인트 지역입니다. 현역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인데요. 국민의힘에선 직전 당협위원장인 김성동 전 의원 등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출마를 선언했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마포갑은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조정훈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의 2파전이 예상됩니다. 앞선 총선에선 마포을과 마포갑 모두 10%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다만 지난 대선과 마포구청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더 많은 득표를 받았습니다.
동작을에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이 확정된 가운데 이수진 민주당 의원과의 '리턴매치'가 벌어질지 주목됩니다. 다만 최근 추미애 전 장관을 민주당 후보자로 제시한 경쟁력 여론조사가 이뤄지면서 일각에선 '후보 교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앞선 총선에선 이수진 의원이 7.12%포인트 격차로 승리했지만, 나 전 의원이 이 지역에서 재선을 지낸 만큼 후보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어 동작갑에선 친명(친이재명) 핵심 인사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합니다. 국민의힘에선 장진영 변호사가 후보로 나섭니다. 지난 총선에선 김 의원이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당선됐습니다.
지난해 10월16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정부의 핵심 인사가 출마하는 영등포에서도 여야 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영등포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 지역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었던 박용찬 전 위원장도 영등포을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영등포을 현역은 김민석 민주당 의원으로, 5.91%포인트 격차로 박용찬 전 위원장에게 승리했습니다. 이 지역은 역대 총선에서 양당의 승패가 엎치락뒤치락 했던 만큼 만만치 않은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등포갑에선 4선 국회부의장인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5선 고지를 노립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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