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영환경 불안…재계, 대관 역량 강화
삼성·SK·현대차, 해외 대관 조직 강화
30대 그룹 사외이사 40% '관료' 출신
2024-03-11 06:00:00 2024-03-11 06:00:0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정책 대응 부서의 조직을 키우거나 이사회 멤버로 전직 관료 출신 영입에 나섰습니다. 산업계 전반의 대내외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대관 역량 강화에 힘쓰는 모습입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초 조직개편을 진행, 미래전략 산하 '글로벌 성장추진' 조직의 규모를 키웠습니다. 지난해 초 신설된 '글로벌 오퍼레이션 태스크포스(TF)' 인력·업무를 글로벌 성장추진 산하로 재편한 것입니다. 이는 해당 TF가 담당해왔던 글로벌 생산시설 전개와 지역별 이슈 대응 능력을 보다 체계화하고 전문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성장추진 조직 내 정책 대응 업무를 담당할 경력 채용도 진행 중입니다. 합격자들은 주요 국가의 반도체 정책을 조사·분석하고, 역동적인 시장·국가·정책 환경 변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추진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현재 서류 전형과 SK그룹 종합역량검사(SKCT)를 거쳐 면접 전형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도 최근 해외 대관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사업부급으로 격상시켰습니다. GPO는 지난해 8월 전략기획실 산하에 신설된 조직입니다. 이를 6개월여 만에 별도 사업부로 확대·분리한 데는 앞으로 글로벌 통상·정책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GPO 인력 규모는 두 자릿수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기존 팀 단위 조직인 해외 대관 업무 담당 'GPA(Global Public Affairs)'를 실급으로 승격시켰습니다. GPA 수장인 김원경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김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의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해외 출장길에 동행·보좌하는 주요 인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 관료 출신을 이사회 구성원으로 데려와 대관 역량 키우기에 나선 기업도 상당수입니다. 삼성물산은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을,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습니다. 김희철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현대오토에버와 효성첨단소재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은 신세계푸드 사외이사로 영입됐습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매출 상위 30대 그룹의 237개 계열사 중 지난 4일까지 신규 사외이사를 추천한 71개사의 정기 주주총회 소집결의서를 분석한 결과, 신규 추천 사외이사 103명 중 39.8%(41명)가 관료 출신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검찰청(19.5%·8명), 사법부(14.6%·6명). 국세청(12.2%·5명), 산업통상자원부(12.2%·5명) 등의 출신 비율은 10%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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