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인기 유튜버가 런칭한 아이돌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변화하는 아이돌 트렌드에 부합한 현상으로 해석합니다. 유튜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아이돌 데뷔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0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운동 유튜버 김계란은 지난해 10월 걸밴드 QWER을 론칭했습니다. QWER 멤버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 아니라 유튜브, 틱톡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에이터 쵸단, 마젠타 히나, 시연입니다.
김계란은 QWER 밴드 멤버 영입부터 데뷔 과정을 최애의 아이들이라는 프로젝트 콘텐츠로 제작해 유튜브채널 타마고 프로덕션에 공개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QWER의 성장 과정을 담아내 팬들이 QWER의 성장을 함께 하도록 했습니다.
게임 스트리머 우왁굳도 사이버 아이돌 프로젝트를 통해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을 결성했습니다. 이세계아이돌 멤버는 아이네, 징버거, 릴파, 주르르, 고세구, 비챤으로 각자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왁굳은 이세계아이돌 오디션 방송을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진행해 노래와 개인 방송 역량을 평가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심사위원이 돼 이세계아이돌 멤버를 선발해 이세계아이돌을 탄생시켰습니다.
기존 아이돌 시장은 제공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 트렌드는 소비자가 콘텐츠 제작에 개입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성된 아이돌 멤버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팀으로 성장하는 멤버 개개인의 과정을 지켜보고 자신이 애정하는 멤버를 최종 데뷔조에 올리기 위해 자신의 투표권을 적극 행사합니다. 팬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탄생한 만큼 기존 팬덤보다 더 강력한 유대 관계를 형성해 기존 아이돌 이상의 강력한 팬덤 결집력으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탄생한 아이돌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 음원 차트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요. QWER은 지난해 10월 발매한 데뷔 음반이 역대 걸그룹 초동 순위 9위에 올랐습니다. 데뷔곡 '디스코드'는
카카오(035720)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멜론 차트뿐 아니라 일본 음원 차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세계아이돌은 멜론 차트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3관왕에 등극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명예의 전당 달성 조건은 △멜론 최초 진입 △발매 직후 24시간 이내 △누적 앨범 스트리밍 수 100만 이상 달성한 앨범이 대상입니다. 지난해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빌보드 코리아 3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높아진 인기를 바탕으로 진행된 웹툰 이세계아이돌 단행본 펀딩 모금액이 30억원을 돌파해 주목 받기도 했습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완성된 아이돌에 '덕질'을 하기 보다는 성장형 아이돌과 함께 하면서 그들만의 관계를 더욱 단단히 하는 방식이 많아졌다고 봐야 한다"며 "현재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앞으로 커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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