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의 '인공지능(AI) 가전' 전략이 구체화하는 모습입니다. AI 기반으로 생활가전 사용성을 높이는 게 핵심으로, 이를 통해 지난해 부진했던 가전사업 부활을 앞당길지 주목됩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특허청에 '스마트 포워드'라는 상표 출원을 신청했습니다.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지정상품으로는 로봇진공청소기와 식기세척시, 전기세탁기, 공기정화기, 전기냉장고 등 대다수 가전 품목이 포함됐습니다.
스마트 포워드는 기존 가전의 AI 기능·성능을 최신화하는 것과 관련된 용어로 보입니다. 유사한 방식으로는 경쟁사 LG전자의 '업(UP)' 가전이 있습니다. 업가전은 쓰던 제품을 신제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새 기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서비스입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 포워드는 앞으로 선보일 기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날 이무형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은 "새로운 기능이 나올 때마다 무선 업데이트하는 스마트 포워드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0일 특허청에 상표 출원한 '스마트 포워드'. 사진=특허청
업계는 스마트 포워드가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의 새로운 가전 전략 중 하나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생활가전사업부 수장인 한 부회장이 올해 가전 사업 부활을 목표로 '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적극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가전(DA)·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분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전반적인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입니다. 연간 영업이익은 1조2500억원으로 전년(1조3500억원)과 비교해 10% 감소했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1월 열린 'CES 2024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 부회장이 이를 타개할 묘책으로 꺼내든 게 'AI 가전' 전략입니다. 그는 올 초 'CES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 비전을 제시하며 앞으로 스마트폰·TV뿐 아니라 가전에도 AI를 접목해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내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는 곳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입니다. 최근 MX사업부는 갤럭시S24를 통해 'AI폰=갤럭시'라는 이미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는 호실적으로 이어졌습니다.
한 부회장은 이 같은 성공 경험을 DA사업부에도 이식할 방침입니다. 다만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고성능칩을 가전 제품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만큼 스마트 포워드 등을 통해 기존 가전에 탑재된 AI 기능·성능 역량 강화에 우선 매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다른 가전업체에서 찾아보기 힘든 갤럭시라는 모바일 사업을 함께 운영 중"이라며 "AI 분야에 앞선 모바일과 가전 간 연계성을 키울수록 경쟁 업체와 확실한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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