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개발만 3년…기술 한계 극복"
이무형 부사장 "단독 건조기 수준 건조 성능 구현"
"지난달 국내 시작…2분기 내 글로벌 판매 본격화"
2024-03-11 14:43:10 2024-03-11 17:37:03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이무형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이 "비스포크 AI 콤보는 개발에만 3년이 걸린 일체형 세탁·건조기"라며 "세탁과 건조 기능을 합쳤을 때 나타날 기술·구조적 한계를 극복한 제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AI 콤보' 브리핑에서 "세탁·건조기 일체형 제품에 대한 시장 조사를 했더니 절반 이상의 고객들이 그런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해 3년 전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일체형은 이미 10년 전 나왔지만 단독 제품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건조 성능도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며 "신제품 개발 목표는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수준의 건조 성능과 시간, 에너지 효율 등을 구현하는 것으로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1년 동안은 성능 구현이 가능한 기술과 사용성, 부품 배치 등 다양한 방안을 찾아보고 검토하는 일에 매달렸다"며 "그 과정에서 애초 불가능한 목표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을 다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무형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지하기자
 
이 부사장이 꼽은 신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최대 용량(건조 15kg·세탁 25kg) 등 건조 성능입니다. 그는 "15라는 수치보다 일체형이면서도 킹 사이즈 이불 건조가 가능하다는 게 의미가 있다"며 "대부분 가정 내 세탁물을 바로 건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15kg 건조 용량 구현을 위해 25kg 일반 드럼세탁기와 동일한 크기의 드럼을 탑재하고, 21kg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열교환기를 적용했습니다. 건조 중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터브 일체형 유로 구조와 자체 건조 알고리즘도 개발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수건 50장(6kg) 분량을 일반 건조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건조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국내 사용자는 보통 6kg 이내 분량을 건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세탁통이 거의 꽉 차는 수준"이라며 "단독 제품 만큼 건조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보다 절반 수준인 3kg은 셔츠 17장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통상 세탁통의 3분의 1 수준까지 차게 된다"며 "이 경우 99분 만에 세탁부터 건조까지 모든 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부사장은 제품 설계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한편, 일체형 기준 최대 히트펌프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건조기 아래에 있던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를 상단으로,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했습니다.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사진=삼성전자
 
지난달 24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비스포크 AI 콤보는 하나의 드럼에서 세탁·건조를 한 번에 마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출시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넘겼고, 이달 7일 기준으로는 3000대를 돌파했습니다. 
 
이 같은 흥행은 세탁 후 건조를 위해 세탁물을 옮길 필요 없이 세탁과 건조가 한번에 가능하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설치할 때보다 설치 공간을 약 40%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 부사장은 "지난달 국내를 시작해 이달 미국 등 2분기 내 신제품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판매량 추이가 어떨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국내 건조 제품에 대한 보급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팔린 드럼세탁기는 100만대, 건조기는 83만대로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부사장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세탁·건조기 시장이 지금보다 최소 20~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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