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가 내년 초 본격 가동합니다.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강조하는 이 회장의 각별한 애정이 담긴 곳으로, 삼성전자는 기흥 반도체 R&D 단지를 핵심 연구기지로 삼아 미래 기술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입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기흥캠퍼스에서 조성하는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가 이르면 내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할 전망입니다.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흥 R&D 팹(FAB) 완공 예정 시기는 내년 1월16일로 기재돼 있습니다.
기흥 R&D 팹 공사 진행률은 지난해 말 기준 91.5%로 집계됐습니다. 기본도급액 2461억4600만원 가운데 완성공사액은 2251억2200원으로, 잔여 공사비는 210억2400만원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해 도급액은 기존 180억원보다 13배가량 늘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19일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업계는 기흥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에 연구용 팹 3기가 들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1기가 내년 1월이면 공사를 마치고 운영을 먼저 시작하는 셈입니다. 기흥·화성 반도체연구소 인력이 이곳으로 이동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를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흥 반도체 R&D 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겨냥한 최첨단 복합 R&D 시설로, 기흥캠퍼스 내 10만9000㎡(3만3000평) 부지에 조성됩니다. 완공 후 메모리와 팹리스 시스템, 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연구기지 설립에 나선 것은 2014년 화성캠퍼스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DSR) 설립 이후 8년 만입니다. 삼성전자는 내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2년 8월19일 열린 기흥 반도체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이 회장은 기흥 반도체 R&D 단지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습니다. 그는 2022년 8월 특별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같은 달 열린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수십조원을 투입해 대규모 R&D 단지 건설에 나선 것을 두고 '기술에서 위기 극복의 답을 찾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와 결단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에도 기흥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그는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완공 시점이 거론되는 건물은 기흥 반도체 R&D 단지에 세울 건물 중 하나"라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시험 양산 등 차세대 기술 개발 관련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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