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번호이동을 할 때 통신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일명 전환지원금 정책이 시행됐지만, 시행 첫날과 비슷한 규모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통신3사가 지난 16일 고지한 최대 한도를 유지하면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 시행령 개정 전 대비 통신비 인하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요.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전환지원금 현장점검에 이어 통신3사 대표들과 간담회에 나서며,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어, 총선 전까지 압박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22일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3사의 전환지원금 공시를 보면, 지난 16일 첫 공시가 시행된 이후 변화 폭이 미미한 상황입니다. KT는 최대 상한선을 13만원으로 유지하고 있고, SK텔레콤은 12만원, LG유플러스는 1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출시된 갤럭시A15 LTE 모델에 대한 전환지원금 4만4000~5만원이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변화폭이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공시지원금에 이어 전환지원금까지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통신3사가 지원 확대에 소극적인 탓인데요. 이들의 연간 판촉비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이 유통망에 지급하는 수수료, 지원금을 포함한 지급수수료는 5조5500만원에 달했는데요. KT는 2조3500만원, LG유플러스는 2조5900만원 수준입니다.
단통법 시행령 개정으로 당초 최대 50만원의 전환지원금이 지급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지만, 전환지원금 확대가 요원한 상황이라 제도 개선의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방통위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연일 압박수위를 높이는 모양새입니다.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22일 통신3사단말기 제조사 대표들과 간담회 진행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21일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은 현장점검에 나섰습니다. 판매점과 실이용자를 만나며 제도 개선 효과를 물으며, 30만원 이상은 돼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의견도 들었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번호이동관리센터를 찾아 관계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의 말도 남겼습니다.
22일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통신3사 대표와 제조사 대표를 만나 가계통신비 절감에 대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김 방통위원장 취임 후 첫 만남이 이뤄졌는데요. 김 위원장은 "통신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매우 크며 물가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민생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히며 특별히 최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와 경쟁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전환지원금 정책과 관련해 사업자들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통신3사의 전환지원금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압박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총선을 앞두고 시행령 개정이 급박하게 이뤄진 만큼 방통위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건데요.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 시점 자체가 총선거에 맞춰 진행된 까닭에 당분간 사업자들간 눈치보기는 지속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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