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중흥그룹, 지배구조 개편 '눈앞'…자회사에 1조원 빌린 까닭
중흥토건 9185억원·중흥건설 1385억원 조달
올 연말까지 '지주사' 중흥토건 중심 수직계열화 마무리
대우건설·세종이엔지·새솔건설 '핵심 자회사' 꼽혀
2024-03-28 06:00:00 2024-03-2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5: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올해 말까지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해야 하는 중흥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이룰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2세인 정원주 부회장이 소유한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중흥건설과의 통합을 위해 자회사로부터 차입한 자금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광역시 소재 중흥건설 본사.(사진=중흥건설)
 
자회사에 1조 빌린 토건·건설…양도세 납부·재무건전성 확보 가능성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흥토건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현재까지 총 35회에 걸쳐 중흥그룹 계열사들로부터 9185억원을 장기차입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중흥건설산업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이 209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봉산업개발 2010억원 △중흥산업개발 1420억원 △순천에코밸리 1230억원 △세종이엔지 1000억원 △중흥개발 800억원 △중흥주택 195억원 △세흥건설 190억원 △나주관광개발 150억원 △중흥에스클래스 100억원 등이다.
 
여기에 같은 기간 중흥건설 역시 중흥산업개발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1385억원을 장기차입 형태로 조달했다.
 
중흥그룹은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중흥토건을 지주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해당 작업의 마감 시일은 올해 연말까지다.
 
중흥토건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장남 정원주 부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중흥그룹을 정원주 부회장에게 승계하는 동시에 계열사들의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지주사’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하는 수직계열화가 필수적인 것이다.
 
다만 최근 한미약품(128940)그룹과 OCI(456040)그룹의 통합 과정에서 등장한 ‘통합지주사’ 체제가 아닌, 중흥토건을 지주사로 전환한 탓에 향후 중흥건설 지분을 매입해야 할 경우 대규모 양도세 등 각종 세금 납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한영·안진) 소속 회계사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이후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이 공동으로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지분을 중흥토건으로 몰아주고 있는 작업부터 진행 중”이라며 “지주사인 중흥토건이 중흥그룹의 지배력을 완벽하게 확보하기 위해선 중흥건설의 지분을 매수하는 방법과 중흥토건이 중흥건설과의 주식교환으로 합병을 해야 한다. 계열사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향후 양도세 등 세금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2월 대우건설 인수 당시 확대된 재무부담을 경감시킬 현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인수 대금 2조670억원 중 중흥토건이 1조6536억원을, 중흥건설이 4134억원을 부담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12월 별도 기준 중흥토건의 부채비율은 103.9%, 차입금의존도는 46.3%로 나타났다. 중흥건설은 부채비율 64.0%, 차입금의존도 34.8%를 기록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자회사로부터 차입한 자금을 지배구조 개편에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계속될 '교통정리'…중흥토건 핵심 자회사는?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을 제외한 그룹의 ‘간판 계열사’는 단연 대우건설(047040)이다. 지난 2021년 대우건설 인수 직전 중흥그룹의 공정자산 규모는 9조2070억원으로 아슬아슬하게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지만, 대우건설 인수 이후 지난해 4월 공정자산 규모는 23조321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흥토건이 대우건설의 지분 40.6%를, 중흥건설이 10.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기준 중흥토건의 자회사 가운데 대우건설 다음으로 큰 매출을 올린 곳은 세종이엔지(매출 4155억원)이다. 시행계열사인 새솔건설도 4129억원을 기록했다. 새솔건설은 직원 수 19명에 불과한 기업이지만, 중흥그룹 계열 건설사 주택사업의 시행사 역할을 맡고 있다. 중흥토건(지분 75%)과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의 아들 정정길 대우건설 상무가 20%, 딸 정서윤씨가 5%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우에스티(매출 3325억원)와 중봉건설(2645억원), 중흥산업개발(2260억원), 중흥에스클래스(1029억원) 등도 각각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핵심 계열사들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주요 자회사 간 지분관계 정리는 대부분 마무리 된 상태”라면서 “아직 그룹 내 남아 있는 특수목적법인(SPC) 등 일부 자회사들을 법인 청산 등 방식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 12월 기준 세종이엔지, 에스투엘레바, 에스개발, 중봉산업개발 등은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은 자회사들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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