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신세계와 홈플러스가 최근 윤리경영대상 등을 수상한 것을 놓고 시민단체와 소상인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념 소비 논쟁을 불러온 피자 판매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출점 등으로 상생에 역행해온 기업들에게 상을 주는 게 타당하냐"는 것이다.
신세계는 수상배경에 대해 "올바른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와 시스템을 개발하고,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을 실천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들어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신세계가 이 상을 받은 것에 대해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들도 나온다.
논란이 됐던 사안들이 윤리경영은 물론 최근 강조되는 '동반성장'과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 들어 자사브랜드(PL) 상품에서 식품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지난 7월에는 미국산 쇠고기에 한우 라벨을 붙인 것이 적발됐지만 공식적인 사과가 없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신세계의 도매유통업 진출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유통 강자 신세계가 도매 유통에 나서면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는 중소 도매유통업자들은 고사 위기에 몰릴 수 밖에 없다.
신세계가 도매유통망을 장악할 경우 영세 슈퍼들이 이마트의 SSM으로 전환될 우려도 있다.
형태를 달리한 또 다른 '골목상권 침투'로 "신세계가 상생 의지가 없다"고 비판을 받는 주된 이유다.
최근에는 영세 상인을 위협하는 '이마트피자'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소비를 이념적으로 하냐"는 말로 논란을 일축했다.
강진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신세계의 일련의 행위들을 볼 때 윤리경영이란 말과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기업이 약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윤리”라고 말했다.
SSM 출점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홈플러스 역시 16일 ‘2010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대회’에서 지속가능성지수(KSI, Korea Sustainability Index) 업계 1위로 평가 받았다.
홈플러스는 "KSI는 각 업종별 조직의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 측정모델’로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발굴하고 포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글로벌 스탠더드경영대상 사회책임경영대상을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이렇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홈플러스지만 중소 상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SSM출점에는 거침이 없다.
SSM에 대한 사회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56개의 점포를 새로 연 홈플러스는 지난 10일 유통법 통과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주지역에서만 4개의 SSM 점포 기습 개점을 노리고 있어 지역 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정재식 전국유통상인연합회 본부장은 "신세계나 홈플러스가 어떤 자격으로 윤리경영대상을 받고 지속가능지수 업계 1위를 기록했는지 그 기준이 궁금하다”며 “신세계나 홈플러스가 강조하는 윤리경영이나 사회적 책임과는 달리 이들 대기업 때문에 중소 기업이나 영세 상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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